서울시 “학대노인 많아 시설 늘린건 아냐, 확대할수록 좋기 때문”
학대 어르신 없어 치매 어르신만 모시는 곳도

[시사경제신문=김강희 기자] 서울시가 지난해 학대 어르신 일시보호시설을 5개소에서 7개소로 확대했지만, 실제 어르신을 보호시설로 격리·거주시키는 경우는 매우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노인보호전문기관을 운영해 학대받은 어르신들을 비공개로 관리한다. 지난해 서울시가 집계한 어르신 학대사례는 총 2,090건. 이 중 친족 학대가 90% 이상으로, 가해자는 대부분 가족이다. 서울시는 학대당한 어르신들을 가해자와 격리시키기 위해 일시보호시설에 임시적으로 보낸다. 그러나 일시보호시설로 어르신을 격리시킨 경우는 한해 한두번 꼴이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한 보호시설에서 학대 어르신을 거주시키는 경우는 1년에 한 번 정도였다. 보호시설 관계자에 따르면 6월 초 시설에 학대 어르신 두 명이 일주일 정도 거주했다. 관계자는 “학대를 당해서 오는 어르신이 가끔 있는데, 1년에 한두번 온다. 5월에도 없었고 지금도 없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학대 어르신들에 대한 관리 조치에 대해 ”식사 도움을 드리는 등 다른 일반 어르신 관리와 같다“며 ”학대당한 어르신들에 대한 특별한 조치는 하지 않고 (가해자인) 가족들과 일단 분리시켜 임시로 거주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설 퇴소 후 어르신들에 대한 관리에 대해선 ”서울시가 운영하는 노인보호전문기관에서 관리한다. 이후 어디로 가는지는 모른다“고 답했다.

다른 보호시설도 올해 초 한번 학대 어르신이 입소했고 이후에는 사례가 없다. 보호시설 관계자는 ”현재 그런 분(학대 어르신) 안계신다. 지난 달에도 없었다. 계시지 않은지 꽤 됐다“고 말했다. 아예 학대 어르신을 받은 적이 없는 곳도 있다. 이 보호시설 관계자는 ”우린 학대 어르신 안모시고 치매 어르신만 모신다“고 말했다.

경기도 한 보호시설은 서울시가 요청하면 학대 어르신을 입소시킨다. 그러나 이 보호시설도 2005년 개원해 10년째 운영 중이지만 입소한 학대 어르신은 지난해 2명뿐이다. 보호시설 관계자는 ”서울시에 학대 어르신 사건이 발생해서 갈 곳이 없으면 경기도로 오는데, 3개월 혹은 길게는 6개월 계시다 간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여태 서울시로부터 일시보호 학대 어르신은 작년에 두 명만 받았다. 지금 그 어르신들은 계시지 않는다“며 ”올해는 요청 들어온 것도 없고 향후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사진=PIXABAY)

이런 상황에서 어르신 일시보호시설은 5개소에서 7개소로 늘어났다. 서울시 어르신복지과 관계자는 “지난해 학대 어르신이 많아져서 시설을 늘린 것은 아니다”며 “확대할수록 좋은 것”이라고만 설명했다. 서울시는 노인보호전문기관도 서울시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과 서울시북부노인보호전문기관에 이어 올해부터 서울시서부노인보호전문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 보호시설 중 학대받은 어르신들의 절반가량 차지하는 정서적 학대를 치료하는데 힘쓰는 곳도 있다. 이곳에선 상차림 봉사와 청소 봉사, 말벗 봉사 등을 신청받아 정서적 학대를 받은 어르신들을 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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