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돌 맞은 '서울로 7017', 직접 가보니..."두 번 갈 곳은 못 된다"
두 돌 맞은 '서울로 7017', 직접 가보니..."두 번 갈 곳은 못 된다"
  • 정영수 기자
  • 승인 2019.06.13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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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유지비 20억 투입했지만 시설물 관리 상태 심각한 수준
땡볕 막기엔 부족한 그늘, 쉴 새 없이 물 뿌려도 일부 식물 말라 죽어
서울시, 하반기부터 민간 위탁 운영해 방문객 유치 나설 예정

[시사경제신문=정영수 기자] '서울로 7017'이 지난달 20일 개장 2주년을 맞았다. 서울시에선 서울로 7017 덕분에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사람들이 소통하게 됐다고 홍보한다. 하지만, 직접 가본 서울로 7017은 실망스러웠다. '두 번 갈 곳은 못 된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최근 개장 2주년을 맞은 서울로 7017을 직접 방문했다. 그 결과 실망스러운 부분들이 상당수 눈에 띄었다. (사진=정영수 기자)
최근 개장 2주년을 맞은 서울로 7017을 직접 방문했다. 그 결과 실망스러운 부분들이 상당수 눈에 띄었다. (사진=정영수 기자)

서울로 7017은 서울역 고가차도를 개조해 만든 공원이다. 안전 진단에서 D등급 받은 고가차도를 철거하는 대신 한국 최초의 공중 정원으로 재구성했다. 여기서 7017이란 숫자는 1970년에 만들어진 서울역 고가도로를 2017년 17개의 보행길로 연결했다는 의미라고 한다.

서울시는 서울로 7017이 개장 2년 만에 1,670만명이 찾은 명소가 됐다고 홍보하고 있다. 박원순 시장도 "에펠탑도 (사람이) 이렇게 많이 안 온다"면서 "처음엔 반대도 심하고 우려도 많았지만, 지금은 세계적으로 극찬받는 '걷는 도시'의 대표 브랜드가 됐다"고 치켜세웠다.

실제로 서울로 7017은 '신발 트리' 등 각종 논란이 있었음에도 개장 첫날 15만명이 방문하는 등 큰 주목을 받았다. 개장 1년 뒤에는 방문객 1,00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방문객은 점점 줄고 있는 추세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7년 3만2,954명 수준이었던 일 평균 방문객이 2018년엔 1만9,062명, 2019년엔 1만8,917명으로 감소했다. 직접 가서 확인해 본 결과, 몇 시간에 걸쳐 서울로 7017을 수 차례 왕복하며 지켜봤지만 방문객은 수십 명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서울로 7017 곳곳에선 갈라진 바닥과 얼룩, 튀어나온 보도블럭 등 부실 공사의 흔적이 발견됐다. 인부들이 보수 작업을 위해 분주히 돌아다니기도 했다. (사진=정영수 기자)
서울로 7017 곳곳에선 갈라진 바닥과 얼룩, 튀어나온 보도블럭 등 부실 공사의 흔적이 발견됐다. 인부들은 보수 작업을 위해 분주하게 돌아다녔다. (사진=정영수 기자)

초록빛 가득한 수풀이 울창할 거라는 기대와 달리,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얼룩덜룩한 회색빛 콘크리트 바닥이었다. 바닥 곳곳엔 갈라진 곳을 메운 흔적과 정체 모를 얼룩들이 있었고, 방치된 공사 자재와 들쑥날쑥한 보도블럭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공사비로만 600억원이 들고 1년 유지비로 20억원(2019년 운영관리 예산)을 쓰는 시설이라고는 믿기 힘든 수준이었다.

산책을 시작하자 칙칙한 콘크리트 화분들이 길을 막아섰다. 크고 작은 회색 화분들이 중구난방으로 나열돼 있는 것이 마치 미로를 지나가는 듯했다. 이날처럼 사람이 별로 없을 땐 상관 없겠지만, 주말 등 방문객이 많이 몰리는 경우 매우 혼잡할 것으로 보인다.

햇빛을 피할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한 점도 아쉬웠다. 이날 서울시 중구 최고 기온은 30도에 달했고, 서울시에서도 이런 점을 의식했는지 무료 대여 양산을 배치해놨다. 서울로 7017 로고가 새겨진 양산을 쓰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곳곳에 그늘막이 설치돼 있긴 하지만, 서울로 7014 길이가 1km 넘는 것을 생각하면 턱없이 부족했다. 식물들도 뜨거운 햇빛을 맞으며 힘겹게 버티고 있었다. 관계자들이 쉴새 없이 달라붙어 물을 주고 있지만, 일부 식물들은 누렇게 말라 죽어 있었다.

서울로 7017엔 그늘막이 몇 군데 설치돼있다. 하지만, 내리쬐는 햇빛을 온전히 막아주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사진=정영수 기자)
서울로 7017엔 그늘막이 몇 군데 설치돼 있지만, 내리쬐는 햇빛을 온전히 막아주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사진=정영수 기자)
서울시에선 서울로 7017의 무더위 대책으로 무료 대여 양산 제도를 도입했다. 사진은 비치된 무료 양산(좌)과, 이를 이용 중인 시민들(우). (사진=정영수 기자)
서울시에선 서울로 7017의 무더위 대책으로 무료 대여 양산 제도를 도입했다. 사진은 비치된 무료 양산(좌)과, 이를 이용 중인 시민들(우). (사진=정영수 기자)
관계자들이 쉴새 없이 물을 뿌려댔지만, 일부 식물들은 땡볕을 이기지 못하고 말라 죽어 있었다. (사진=정영수 기자)
관계자들이 쉴새 없이 물을 뿌려댔지만, 일부 식물들은 땡볕을 이기지 못하고 말라 죽어 있었다. (사진=정영수 기자)

듬성듬성 자리 잡고 있는 편의 시설도 아쉬움이 컸다. 길 한켠에 어린이들을 위한 '방방 놀이터'가 설치돼 있었지만, 크기가 너무 작아 이용하기 어려워 보였다. 발 아래 풍경을 보라고 뚫어 놓은 유리창은 손상이 심해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사진 찍으라고 세워놓은 듯한 기차 모형 뒤에도 박스가 나뒹굴고 있었다.

서울로 7017을 직접 방문해 본 소감은 '두 번 갈 곳은 못 된다'였다. 실제로 서울연구원이 작년에 발표한 '서울로 7017 시민 이용실태와 주변지역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로 7017 전체 방문자 중 처음 방문한 사람은 59%에 달했고 2~3번, 4번 이상 방문한 사람은 각각 20%에 불과했다.

인근 상인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서울로 7017 개장 후 오히려 방문객 수와 매출액, 수입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로 7017 덕분에 지역 경제가 살아났다는 박원순 시장의 말과는 반대되는 결과다.

서울시에선 어떻게든 좋은 부분을 부각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현실은 방문객 급감과 부정적 평가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올해 하반기부터 서울로 7017 운영을 민간 위탁으로 전환, 체험형 프로그램과 시민 협력 사업을 확대해 방문객 끌어들이기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어린이들을 위해 '방방 놀이터'가 설치돼 있었지만, 너무 좁아서 한 번에 한 명 밖에 이용할 수 없을 것처럼 보였다. (사진=정영수 기자)
어린이들을 위해 '방방 놀이터'가 설치돼 있었지만, 너무 좁아서 한 번에 한 명 밖에 이용할 수 없을 것처럼 보였다. (사진=정영수 기자)
발 아래를 내려다 보라고 설치해놓은 유리창은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사진=정영수 기자)
발 아래를 내려다 보라고 설치해놓은 유리창은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사진=정영수 기자)
'꿈꾸는 평화 열차' 구조물 뒤엔 박스가 버려져 있었다. (사진=정영수 기자)
'꿈꾸는 평화 열차' 구조물 뒤엔 박스가 버려져 있었다. (사진=정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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