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의 감성 건드리며 트렌드에 맞춰 발 빠르게 퍼져나는 골목 상권 중 하나
경리단길, 망리단길에 이어 송파동의 주택가에 새롭게 등장

경리단길, 망리단길에 이어 송파동의 주택가에 새롭게 ‘O리단길’의 이름을 이어받은 거리가 생겼다. 석촌호수 카페거리 뒤편에 격자무늬로 줄지어 서 있는 빌라촌, 주택가 골목 사이사이에 ‘힙한’ 감성의 카페와 펍, 식당이 즐비하게 자릴 잡고 있다. 바로 ‘송리단길’이다. 송리단길의 인기는 최근 롯데월드타워만큼 높아지고 있다.
 

경리단길, 망리단길에 이어 송파동의 주택가에 새롭게 ‘O리단길’의 이름을 이어받은 거리가 생겼다. 바로 ‘송리단길’이다.
송리단길의 베이커리 가게 앞을 한 쌍의 연인이 다정하게 지나고 있다.

주말이면 특히 북적이는 잠실. 한 방향으로 걷는 인파를 따라 석촌호수로 방향으로 걸었다. 이미 데이트명소로 유명한 석촌호수 공원을 지나 카페거리 뒷골목으로 들어간다. 오래된 세발자전거가 덩그러니 놓여 있는 동네는 조용했다. 빌라촌 한가운데에 놀이터는 텅 비었고 조금만 더 걸어가니 간판이 덕지덕지 붙은 상가가 나타났다. 힙하고 개성 넘치는 골목이라고 하기엔 조금 어폐가 있는 듯 상가 거리는 정신없이 자동차만 계속 지나갔다. 어디서나 한눈에 보이는 롯데월드타워가 이곳이 어디인지를 한 번씩 상기시켜줄 뿐이다.

이렇게 한적한 동네에 SNS에서 유명세를 얻고 있는 카페와 식당이 있다면 믿을까. 정확한 위치 정보 없이 무작정 송파나루역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평범한 빌라와 주택건물이 계속되던 찰나 한 연인이 건너편 골목에서 지나가는 게 보였다. 그 두 사람뿐만이 아니다. 젊은 학생들이 다른 골목에서 연인이 사라진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재빠르게 그들을 따라 골목을 꺾자 한 건물 앞에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는 것이 보였다. 깔끔하고 심플한 외관의 식당과 그 주위로 개성 가득한 베이커리, 카페 등이 나타났다. 송리단길이다.
 

낮은 아파트건물이 이어지는 골목길. 카페와 식당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오픈 준비를 마치고 손님을 기다리는 깔끔한 인테리어의 분식집.
송리단길, 차례를 기다리는 손님들이 줄을 서고 있다.

어디서부터 시작되는지 알 수 없지만, 골목과 골목 사이에 화이트톤의 카페라던가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식당, 소품숍이 자리를 잡았다. 송리단길은 경리단길과 망리단길처럼 가게들이 쭉 이어져 있다기보다는 곳곳에 숨어서 손님을 부른다. 무작정 걷다 보면 이미 만석인 식당과 카페가 한가득이다. 그렇다고 규모가 크고 내부가 넓은 것도 아니다. 소규모의 작은 가게들이 인기가 많다. 웨이팅이 30분을 넘어가도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대기 줄에 발을 들인다. SNS에서 사진을 보고 찾아왔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젊은 사람들의 좋아하는 트렌드에 맞춰 송리단길의 개성은 독특하면서도 익숙하고, 새롭다. 외관부터 제주도 돌담집 분위기를 전하는 카페 ‘돌코롬’과 뉴트로 감성 넘치는 카페 ‘경성시대’는 포토존으로도 유명하다. 점심에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연어덮밥집 ‘만루쿠’와 대창덮밥집 ‘단디’, 대만식 우육면을 파는 ‘미엔아이’ 등은 워낙 인기가 좋아 서두르지 않으면 대기는 기본이다.

최근에는 역세권이 아니더라도 예쁘고 개성 있는 가게를 직접 찾아가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송리단길은 이런 트렌드에 맞춰 발 빠르게 퍼져나는 골목 상권 중 하나다. 젊은 사람들의 감성을 건드리는 가게들 덕분에 골목의 분위기는 단번에 뒤바뀌었다. 골목이 복잡하고 소란하지 않다는 점도 인기 있는 이유 중 하나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가게들이 오픈할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골목을 누비는 20대 젊은이들.
조용한 빌라촌에 갑자기 나타난 인기 커리 맛집.
요즘 트렌드에 맞게 간판과 가게 이름을 작게 걸어둔 송리단길의 일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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