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 위기가구에 임시거소 마련 및 공공임대주택 지원

서울시 최초 공공주택 공급 ‘MH마포하우징’
수요자 위한 맞춤형 매입임대주택 확보 및 지원
구민 누구도 소외 받지 않는 촘촘한 복지 안전망 구축

고시원 전전하던 네 식구… ‘마포하우징’ 1호 입주
2022년까지 94억 원 투입… 거주 공간 95호 마련
유동균 구청장 “돈 없어 거리로 내몰리는 일 막겠다”

마포구는 서울 25개 자치구 최초로 매입형 공공공임대주택 ‘MH마포하우징’을 선보였다. ‘MH마포하우징’ 제1호 주택이 들어선 성산동 골목길. 사진=원금희 기자

[시사경제신문=원금희 기자] 마포구의 올해 예산은 6,326억 원이다. 이 가운데 2,973억 원이 복지 분야로 투입된다. 저소득 주민을 위한 무료 중계사업 확대 실시와 산후조리비, 미혼모·미혼부를 위한 양육비를 지원한다. 조례제정을 통해 중학교에 입학하는 신입생들에게 30만원 이내의 교복구입비도 지원한다. 특히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업으로 국ㆍ시비 보조사업 11억 5500만원을 책정했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노인, 여성, 청소년, 장애인 등 구민 누구도 소외 받지 않는 촘촘한 복지 안전망 구축에 중점을 뒀다.

이에 힘입어 마포구는 서울 25개 자치구 최초로 매입형 공공공임대주택 ‘MH마포하우징’을 선보였다. 이 사업은 주거기본법, 공공주택특별법, 긴급복지지원법, 서울시 마포구 저소득주민 주거안정기금 설치 및 운영 조례에 근거한다.

사업 대상은 ▲재난, 강제퇴거, 가정폭력 등 긴급 주거 위기가구와 ▲공공임대주택 입주 대기가구 중 지원이 필요한 가구 ▲최저 주거기준 미달가구 ▲비주택 거주 가구 중 지원이 필요한 가구 ▲그 밖에 주거 지원이 필요하다고 인정한 가구 등 이다.

MH마포하우징 사업은 2022년까지 총 95억 원을 투입해 진행된다. 올해 20가구를 시작으로 매년 25가구씩 늘려 공공주택 총 95가구를 공급한다. 주거안정자금 융자는 매년 20가구씩 총 80가구를 지원한다.

마포구는 매입임대주택 확보 및 운영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먼저 기존 주택 구입 후 리모델링을 통해 주거지를 확보한다. 또 국토부, 서울시, LH공사 등과 협업해 주택을 갖추고 이를 사업에 운영한다. 구는 올해 총 20가구의 주택을 매입 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제1호(성산1동), 제2호(망원1동), 제3호(염리동) 제4호(염리동) 주택을 마련했다.

◆‘MH마포하우징’... 2022년까지 94억 원 투입 거주 공간 95호 마련

2017년 기준 마포구에는 고시원과 옥탑, 지하층을 포함해 약 2,670세대의 주거취약가구가 있다. 이곳에만 약 4000여 명이 거주할 것으로 추정된다. 2018년 12월 현재 마포구 공공임대주택 현황에 따르면 2026건의 지원 신청이 있었다. 반면 입주대상(대기자 포함)으로 선정된 건수는 420건에 불과했다. 공공임대주택 수요에 비해 공급이 현저히 부족한 상황이다.

마포구는 이처럼 열악한 환경에 놓인 주민들의 주거 수준 향상을 위해 임시거소와 공공임대 주택 등을 지원하는 MH마포하우징 사업을 서울시 최초로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자치구가 직접 주택을 매입해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형태다. 유동균 구청장의 민선7기 중요 핵심 공약이다.

MH마포하우징은 각종 위기로 인해 긴급히 거주공간이 필요한 경우 임시거소를 제공한다. 최저 주거기준에 미달하는 거주민에게도 공공임대주택 등을 빌려준다. 임대 보증금과 이사비용 등 주거안정자금도 지원한다. 구는 이 같은 내용의 주거 안정화 정책을 통해 오는 2022년까지 총 94억 원을 투입하고 95호의 거주공간을 새롭게 마련할 계획이다.

올해 구는 총 10호의 주택을 자체 매입해 지원에 나선다. LH, SH공사 등과 협업해 추가로 10호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구는 이 사업의 추진을 위해 지난해 11월 2일 ‘MH마포하우징사업 추진 기본계획’에 대한 방침을 세웠다. 같은 달 8일 한국토지주택공사 서울지역본부와 매입임대주택 유ㆍ무상제공 및 활용 등의 협력을 골자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어 2019년 3월 21일 마포구 저소득주민 주거안정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를 제정했다. 4월 25일에는 마포구 저소득주민 주거안정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 시행규칙을 입법 예고했다. 구는 3월~4월에 걸쳐 4개소의 무상임차 주택의 리모델링을 실시했다. 해당주택이 위치한 성산동, 염리동 동사회복지협의체는 도배와 장판을 교체하고 가전제품 등을 지원했다. 5월 현재 임시거소 4개소 중 3개소 입주가 완료 됐고 1개소는 5월 중 입주 예정이다.

◆한 고시원 2개의 방에서 네 식구가 흩어져 생활… ‘마포하우징’ 1호 입주

지난해 6월, A씨(41)는 8개월 동안 밀린 월세를 이유로 아내와 어린 두 딸을 데리고 쫓겨나 듯 집을 나왔다. 이후 약 10개월 간 여관, 찜질방, 고시원 등을 전전했다. 일용직 노동자인 A씨의 수입이 바닥나면 더 싼 거처를 찾아 이리저리 헤매 다녔다. 한 곳에서 숙식한 기간은  겨우 4~5일에 불과했다. 그렇게 여름을 지내고 겨울을 보냈다.

올 봄, A씨 가족에게 생각지 못한 행운이 찾아왔다. 지난 4월말 이 가족은 방 3개와 욕실, 주방에 작은 거실도 있는 성산동 반지하 주택에 둥지를 틀게 됐다. A씨 가족은 마포하우징의 1호 입주자가 된 것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가 마포구에 무상 임차한 빈집을 구가 민간과 함께 리모델링해 A씨 가족에게 제공했기 때문이다. 유동균 구청장은 A씨 가족이 머무는 주택을 직접 방문해 새 출발을 축하했다.

A씨는 “이런 안락한 거주지가 생겼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반지하라도 햇볕이 꽤 잘든다. 이제 가족이 함께 기거할 수 있어 매우 감사하다”고 전했다.

가족들은 이곳에서 6월까지는 무상으로 거주 하고 7월 이후에는 저렴한 임대료를 지불하면 된다. 현재 이들은 공공임대주택으로 이동 기회를 얻은 상태다.

과거 A씨는 학원을 운영하다 빚을 지게 됐다. 2016년에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채무도 떠안게 됐다. 여기에 더해 일용직 현장에서 일을 하던 중 왼쪽 어깨가 파열되는 아픔도 겪었다.
A씨는 “나도 우리처럼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이웃을 돕기 위해 열심히 공부해서 복지공무원이 되고 싶다”며 “이제 우리 가족에게도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 가족과 함께 힘을 합쳐 반드시 재기 하겠다”고 말했다.
 
◆유동균 구청장... “MH마포하우징이 전국 주거복지 정책의 롤 모델이 되길 바란다”


마포구는 자치구 최초로 주택을 직접 매입해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하고 있다. MH마포하우징은 취약계층의 주거 안정과 기본적인 인간의 삶을 보장하기 위한 사업이다.

마포구는 앞으로 수요자를 위한 맞춤형 매입임대주택을 확보해 지원할 계획이다. 주요 대상은 다른 기관의 임대주택에 입주할 자격을 갖추지 못한 자, 철거나 화재, 가정폭력 등으로 갑자기 집을 잃은 자, 그 밖에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청년과 신혼부부, 홀몸어르신 등이다. 사업 추진을 위한 예산은 기금을 설치해 안정적으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유동균 구청장은 “먹고 입는 것은 어떤 방법을 통해서라도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이 살려면 최소한 거주지는 확보돼야 한다. 주차장 특별회계와 관련 조례 제정을 통해 모은 기금을 활용해 주차장과 공공임대주택을 건립할 계획”이라며 “다산 정약용 선생이 ‘백성을 숙부와 같이 생각하고 대접해야한다’고 언급한 것처럼 어려운 주민들을 위해 헌신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기존의 주거복지 정책에서 범위를 확대해 MH마포하우징 사업이 취약계층의 주거 안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대안으로 자리 잡도록 만들겠다”며 “이 사업이 전국 주거복지 정책의 새로운 모델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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