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경 가족은 ’패션산업과‘ 패밀리... 리폼 사업으로 성공

고객서비스 만족도 향상을 위해 패션산업과 입학
기술과 이론의 체계 적립으로 나만의 커리큘럼 완성
남편 딸도 뒤따라 입학, 옷 수선 사업으로 한솥밥

남편은 전문경영인으로 자신의 역량 발휘
22살 딸 자신만의 의류 브랜드 론칭 준비 중
가족의 재능 사회에 환원, 국내1호 리폼 전시회 계획 중

윤희경 대표(왼쪽 두 번째)는 한국폴리텍대학 서울강서캠퍼스 패션산업과 졸업생이다. 졸업 후 여러개의 옷 수선실을 창업해 운영하고 있다. 윤 대표가 강서폴리텍에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옷 수선 DIY’과정 강사로 출강하며 자신의 재능을 환원하고 있다. 사진=원금희 기자

[시사경제신문=원금희 기자]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월 실업률은 1년 전보다 0.1%P 오른 4.7%로 2017년 2월(4.9%) 이후 가장 높았다. 15~29세 청년 실업률은 9.5%로 전년 대비 0.3%P 하락했다. 하지만 잠재적 실업자가 포함된 청년층 고용보조지표는 24.4%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폴리텍대학은 역대 최악의 취업난 속에서도 탄탄한 제조업 기반 기술교육과 직업훈련 50년의 노하우를 토대로 6년 연속 80% 이상의 취업률을 기록했다. 2019년은 직업 교육의 혁신적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특히 올해는 ’국민 일자리희망 프로젝트’의 구체적 청사진을 약속했다. ‘일자리力·기술力· 폴리텍인力’ 3가지 비전과 목표, 세부과제의 로드맵을 정립한 ‘3·6·9 전략’을 선언했다.

한국폴리텍대학은 ‘VISION 2020, 선포식을 갖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특화대학으로서 역할 수행에 주력한다. 평생직업능력개발 확대를 통해 신중년, 경력단절여성, 대졸 미취업자 대상 교육과정을 다양화 했다. 이를 통해 청년에게는 꿈이 있는 미래를, 중년에게는 새로운 도약을 실현시키는 일자리 플랫폼을 자처한다.

◆패션산업과... '빅데이터ㆍIoTㆍAI' 기반, 유통과 마케팅의 실무적 융합교육 중점

패션산업(fashion industry)은 신사복, 여성복, 아동복, 니트웨어나 액세서리의 소재에서 기성복의 기획, 생산 판매에 종사하는 업계 전체를 가리킨다. 오늘날 패션은 의복뿐 아니라 화장품, 미용 인테리어, 가전품, 주방기구, 자동차, 음식, 음악, 영상 등 생활의 모든 분야에 접목 되고 있다.

특히 이 산업은 패션이나 유행에 민감한 사람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상품, 이에 부합하는 정보나 소프트 서비스, 라이프 스타일의 제공이 요구된다.

한국폴리텍대학 서울강서캠퍼스 패션산업과는 제품의 기획, 제조, 유통, 판매까지 모든 단계를 체계화한 교육과정을 진행, 취ㆍ창업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운영한다. 빅데이터, IoT(Internet of Things), AI(Artificial Intelligence) 등 4차 산업혁명의 조건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통, 마케팅의 실무적 융합교육에 중점을 둔다. Fashion, Pattern CAD, 3D CAD등 새로운 생산기술을 구축해 유통시장확대에서 나타나는 스페셜리스트직종을 대비한다.

◆윤희경 대표... 남편과 딸도 패션산업과 졸업, 막강 동문 파워로 옷 수선사업 중 

윤희경 대표(50세, 2013졸)와 남편 배은환(53세, 2018졸)씨, 딸 배지은(22세, 2019졸)양은 한국폴리텍대학 서울강서캠퍼스 패션산업과 동문이다. 현재 그녀는 신촌, 동대문 등의 백화점과 아울렛매장에서 가족과 함께 옷 수선실을 크게 운영하고 있다.

그녀는 고등학교 졸업 후 평범한 의류업체 개발실에서 샘플 만드는 작업을 했다. 그렇게 3년의 시간이 흘렀다. 어느날 직장 동료가 스치듯 말을 던졌다. “희경씨 솜씨라면 수선실 개업해도 잘 될 꺼야” 윤희경 대표의 운명을 바꾼 찰나의 순간이었다.

1993년 10월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다. 그해 11월 스물셋 앳된 아가씨는 명동에 옷 수선실을 열고 대표라는 직함을 달게 됐다. 이 사업은 매장 임대보증금 외에는 자본금이 크게 소요되지 않는다. 손기술이 밑천이자 매출의 척도다.
한번 맘먹은 일은 똑 부러지게 해내는 그녀는 당차게 사업을 꾸려 나갔다. 직원들도 차츰 늘었다. 그녀의 야무진 손끝에서 고객들이 원하는 형태의 옷이 리폼 되거나 튜닝 돼 나왔다. 자연스럽게 매출이 올랐다. 돈도 많이 벌었다. 당시 윤 대표는 결혼과 출산으로 1999년 사업을 잠시 접었다. 이어 옷 생산 공장을 운영하기도 했다.

2004년 신촌의 한 백화점에서 옷 수선실을 다시 열었다. 그동안 다져진 수선 기술과 경험이 나이테처럼 노하우로 쌓였다. 고객들의 발길은 끝없이 이어졌고 사업은 더욱 번창했다. 사업이 잘 되는 만큼 고객들의 요구는 갈수록 다양해졌다. 명품옷의 종류와 생산량도 크게 늘어났다. 시대적 흐름에 따라 바느질 패턴도 계속 변화됐다. 개개인의 체형에 맞는 리폼이나 튜닝 작업은 점점 까다로워졌다.

윤 대표는 사업의 방향을 재정립했다. 이론과 기술의 전문성 강화를 통해 사업을 체계화함으로써 고객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는 전략을 세웠다. 관련 교육이 절실했다. 기술교육원을 통해 강서폴리텍 패션산업과에 입학하게 됐다. 그녀는 사업 중 터득한 경험치와 노하우를 패션소재, 체형학, 샵매니지먼트 등 학교에서 배운 전문지식에 적용해 이론화 시켰다. 머릿속에 조각조각 흩어져 있던 기술력에 궤를 맞춰 자신만의 커리큘럼을 구축했다. 기술과 이론의 합치를 이뤄낸 것이다.

좀 더 구체적인 전문기술로 손님들이 원하는 수선 포인트에 적합한 이론적 설명과 함께 시대적 트렌드에 맞춘 리폼과 튜닝이 가능해졌다. 서비스 질을 높여 고객 만족도를 향상시킨 것이다. 기술자로서 자기만의 노하우를 고집하지 않고 끊임없이 배우고 익혀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독창적인 옷 수선의 달인이 된 것이다.
그녀는 강서폴리텍에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옷 수선 DIY‘과정 강사로 출강하며 자신의 재능을 환원하고 있다.

윤 대표는 사업장의 전반적인 운영을 맡고 있는 남편에게도 패션산업과 입학을 권유했다. 남편도 2016년 강서폴리텍에 입학했다. 그는 고객 응대, 관련지식 등 사업을 하면서 아쉬웠던 부분을 학교 교육을 통해 배워 나갔다. 졸업 후 이론과 기술을 겸비한 전문 경영인으로 입지를 굳혀 회사를 이끌어 가는 CEO로서 자신의 역량을 크게 발휘하고 있다.

강서폴리텍에서 경력단절 여성들이 제2의 인생설계를 위해 ‘옷 수선 DIY’과정을 교육받고 있다. 사진=원금희 기자

◆딸 배지은 양... 부모님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자신만의 의류브랜드 론칭 준비 중

이 부부의 딸 배지은 양은 오래전부터 미대를 준비했다. 배 양도 또래 친구들처럼 졸업 후 취업에 대해 적잖이 고민 했다. 고민 끝에 부모님의 뜻을 헤아려 가업을 승계할 확실한 미래에 승부수를 던졌다. 2017년 패션산업과에 입학했다. 어려서부터 부모님의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개척할 세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것이다. 배지은 양은 “부모님과 대학 및 과 동문인 것에 대해 부러운 시선을 많이 받았다. 살아가면서 부모님의 성실함과 책임감에 나도 모르게 동화됐다. 매일 다양한 옷을 접하면서 이를 보는 관점도 달라졌다.  ’그저 예쁜 옷‘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실용적이면서 편하고 아름다운 옷을 만들 수 있을까? 생각했다. 미대를 포기할 수 있었던 이유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부모님과 함께 일하면서 가족이자 동문이라는 막강 파워에서 뿜어져 나오는 시너지  효과를 실감했다. 학교의 맞춤형 교육 덕에 사업에서도 내 몫을 감당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22살 배지은 양은 20~30대 여성을 겨냥한 자신만의 브랜드 '아비앙' 론칭을 준비 중이다. 부모님의 적극적인 도움이 큰 힘이 됐다. 엄마는 23살 딸은 22살 그 앳된 나이에 창업이라는 삶의 도전에 당당하게 맞선 것이다.

◆윤희경 대표... “내가 가진 기술과 노하우를 아낌없이 사회에 환원”

폴리텍은 윤 대표와 가족들에게 기술적ㆍ이론적 자신감 위에 긍정의 마인드를 갖게 해준 절대적 스승 같은 존재다. 이들은 여러 개의 사업장을 운영하며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윤 대표는 경력단절 여성들이 제2의 인생 설계를 통해 행복한 노후를 준비할 수 있도록 사회적 기반을 닦고 있다. 어렵고 힘든 길에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다.

현재 그녀는 다양한 옷 형태에 맞는 수선 기술과 이론을 적립한 책을 준비 중이다. 옷 수선 과정을 자세하게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도 준비 중이다. 2년째 유기견 돌봄 봉사중인 그녀는 힘들고 외롭게 세상과 이별하는 유기견을 위로하기 위해 수의를 만들고 있다. 앞으로는 반려동물을 위한 수의제작도 기획중이다.

윤희경 대표는 “그동안 쉬지 않고 달려왔다. 지금도 사업, 강의, 봉사활동 등에 주어진 시간을 쪼개 쓰면서 스스로를 담금질하고 있다.  ’아는 만큼 길이 보인다‘는 말이 있다. 자신이 노력한 만큼 성공의 기회가 주어진다’는 뜻이다. 늘 배움과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모든 국민들이 내가 수선한 옷을 입을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국내 1호 리폼전시회를 개최하고 싶다. 여지껏 쌓아왔던 기술과 노하우를 아낌없이 사회에 환원해 누군가의 인생에 길잡이가 된다면 꽤 성공한 삶이라고 자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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