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한국의 아마존’ 가능성 커… 위메프·티몬 가격으로 승부 ‘고육책’

쿠팡이 한국의 아마존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여론이 지배적인 가운데 위기를 느낀 위메프와 티몬이 최근 쿠팡에 대해 공세를 높이고 있다. 위메프와 티몬은 가격 경쟁력과 무료배송 특화일을 지정하는 등 쿠팡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위메프가 제시한 쿠팡과의 가격 비교 제품(사진 좌측)과 티몬 홈페이지 화면.

쿠팡의 독주를 막기 위해 위메프, 티몬이 연일 쿠팡을 향해 맹공을 퍼붓고 있다. 급성장하는 쿠팡에 제동을 걸지 않으면 생존하기 힘들다는 위기론이 크게 작용한 것이다.

위메프는 8일 ‘식품도 위메프가 싸다’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위메프는 자사 식품 카테고리 매출 1위~50위 상품 가운데 37개가 쿠팡보다 저렴하다고 밝혔다. 가격 차이가 가장 큰 상품은 ‘정관장 화애락 이너제틱 15g 60포’였다. 위메프 5만2000원, 쿠팡 6만2500원으로 1만500원 차이가 났다. 위메프는 거래액 상위 10개 상품을 제시하며 위메프가 쿠팡보다 저렴하고 밝혔다.

위메프 관계자는 “쿠팡 판매가에 배송비를 포함하지 않고, 위메프만 배송비를 더한 불리한 기준을 적용했음에도 다수 품목에서 가격 우위를 점했다”며 “막연히 쿠팡이 싸다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많은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에는 쿠팡보다 생필품을 비싸게 구매한 고객에게 차액의 2배를 보상해주겠다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티몬, 매달 8일 100원짜리 사도 ‘무료 배송’

티몬도 쿠팡 공격에 가세했다. 티몬은 매달 8일을 ‘무료 배송의 날’로 정했다. 이날 만큼은 100원짜리 상품이라도 모두 무료로 배송해주고 2시간마다 선착순으로 할인쿠폰도 발급해준다.

무료배송 혜택은 고객 아이디 1개당 1회 이용할 수 있으며 배송비가 1만원을 초과하는 설치 상품이나 해외배송상품은 제외된다.

티몬 관계자는 "배송비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담을 얼어주고 정말 필요한 서비스로 혜택을 강화하기 위해 무료배송 데이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티몬은 쿠팡의 로켓배송이 1만9800원어치 이상을 구매해야 한다는 점을 노려 이 같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위메프와 티몬의 쿠팡에 대한 공격은 더 이상 밀리면 시장에서 끝이라는 위기감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3사의 매출을 보면 알 수 있다. 쿠팡의 매출은 전년 대비 약 65% 오른 4조4227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e커머스 업체 사상 최대 매출 규모이다. 위메프 4294억원, 티몬 4972억원과 비교해 10배 차이가 난다.

2010년 나란히 창업하고 사업 모델도 비슷했지만 8년이 지난 지금 시장의 판도는 쿠팡이 압도하고 있다. 쿠팡은 작년 11월 비전펀드에서 약 2조3000억원 투자를 유치하면서 대대적인 투자에 나섰고 ‘한국의 아마존’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쿠팡, 브랜드 이미지·고객충성도 압도

여기에 브랜드 평판, 고객 충성도도 쿠팡이 크게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모바일 앱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가 발표한 1분기 업종별 모바일 사용량 분석 결과에 따르면 쿠팡의 1분기 모바일 앱 월 이용자 수는 1100만명을 기록했다. 뒤를 이어 11번가가 600만명, 위메프(500만명), 티몬·지마켓(380만명) 순이었다.

쇼핑 앱 이용자들의 충성도를 나타내는 타 쇼핑앱 중복 이용 현황에서도 타 쇼핑 앱 이용자들의 60% 이상이 쿠팡을 함께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쿠팡 이용자들의 중복 이용률은 30%로 가장 낮았다. 쿠팡에 대한 고객 충성도가 가장 높다는 얘기다.

브랜드 평판도 쿠팡이 압도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가 국내 7개 오픈마켓에 대한 브랜드평판 5월 빅데이터(4901만6704개) 분석결과 쿠팡의 브랜드평판지수는 1744만9416으로, 지난 4월에 비해 6.60 상승했다. 반면 티몬과 위메프는 각각 576만2256, 506만5321로 4, 5위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사실상 시장을 압도하는 상황에서 위기감을 느낀 위메프와 티몬이 그나마 싸울 수 있는 수단인 가격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을 세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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