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줄이는 보다 체계적인 도시숲 조성돼야
미세먼지에 대한 시민의식 전환도 필요

생명의숲 유영민 사무처장은 미세먼지 대책의 하나로 체계적인 도시숲 조성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백종국 기자

 

[시사경제신문=백종국 기자]  무차별적으로 밀고 들어오는 미세먼지를 막기 위해서는 숲의 상층만이 아니라 중층에도 잎이 달린 나무가 있어야 합니다. 미세먼지가 심한 이른 봄과 늦가을에 대비해 상록수와 침엽수를 심는 등 다층 혼효림이 조성되어야 합니다.”

그동안 전국에서 숲 조성에 힘써온 사단법인 생명의숲국민운동(생명의숲)의 유영민 사무처장은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서는 보다 체계적인 숲 조성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생명의숲은 지난해 11월 서울시, 노원구, 동아ST 등과 함께 서울 노원구 초안산근린공원에 미세먼지 차단과 흡착율이 뛰어난 소나무, 참나무류, 이팝나무, 버드나무 등 2,300여 그루를 식재해 도시숲을 조성했다. 도시숲 조성은 생명의숲이 근래 중점을 두어 추진해오는 사업이다.

유 사무처장은 도시에 숲이 있으면 미세먼지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면서 숲의 미세먼지 순간 흡수기능에 주목하기보다는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를 줄이는 것에 더 의미를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지난해 숲이 미세먼지를 흡수·흡착·침강하는 능력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도시숲이 도시의 열섬현상(인구의 증가, 자동차 통행의 증가, 인공열의 방출, 온실 효과 등으로 인해 도심의 기온이 주변지역보다 현저히 높아지는 현상)을 줄이는 데에도 기여한다며 도시에 숲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명의숲은 지난 1998IMF 이후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숲가꾸기 공공근로사업을 정부 등과 5년간 진행하여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학교숲 조성, 친환경 숲탐방 운동, 마을숲 복원하기 등의 사업을 이어왔다.

1999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학교숲 조성사업으로 매년 100개씩 학교숲을 늘려 지금처럼 숲이 울창한 학교들을 만들었다. 생명의숲이 조성한 학교숲은 1,000개에 가깝고 학교숲 조성이 지자체와 교육당국의 정책으로 채택되면서 학교숲은 수천 개로 늘어났다.

일제시대의 연병장과 유신시대의 군사훈련장의 모습을 띠었던 많은 학교 운동장들이 이제는 숲으로 거듭났다. 생명의숲은 학교 운동장, 옥상, 교사 외벽에 이어 올해는 실내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녹색필터숲을 조성해 나가기로 했다.

생명의숲은 도시숲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학교숲뿐만 아니라 사회복지시설에 숲 만들어주기, 자투리 땅에 나무 심기 등의 사업도 펼쳐오고 있다. 숲 가꾸기 공공근로사업과 학교숲만이 아니라 마을숲 복원하기, 숲길 조성사업도 정부에 의해 제도화됨으로써 확산의 계기가 되었다.

유 사무처장은 숲을 조성해도 제대로 관리를 안 한 경우가 많았다. 숲을 조성한 이후에는 관리가 중요하다면서 마을숲도 처음부터 관리주체를 정해야 사후 관리에 있어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이의 해결를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으로 숲 조성과정에서 사람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꼽았다. 숲을 모르는 사람이 숲을 알게 되고, 숲을 만들고 친환경을 실천하는 사람들을 보게 되었을 때 가장 뿌듯하다는 것이다.

북한이 개방과 산업화에 나서게 된다면 미세먼지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입니다. 아무래도 값싼 석탄이나 벙커C유를 사용하지 않을 수 없을 테니까요. 북한숲 지원이 중요하고 의미를 가지는 이유입니다.”

생명의숲은 지난 2014년부터 북한숲 지원대책을 마련해오고 있다. 강원도 화천에 양묘장을 확보해 북한에 지원할 묘목들을 생산해오고 있다. 북한에 대한 유엔의 제재가 풀리면 헐벗은 북한의 땅에 양묘시설을 공급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유 사무처장은 숲의 효과를 느끼려면 당장이라도 뚝섬의 서울숲’, 인천공항 근처의 세계평화의숲’, 서울 맹학교의 사회복지숲, 화랑초등학교 학교숲에 가보라고 했다. 모두 생명의숲이 주도적으로 조성한 숲들이다.

그는 미세먼지 문제는 앞으로 20~30년간 한국이 주변의 국가들과 풀어야 할 공통의 과제라고 했다. 우리 자체의 미세먼지 절감 노력과 더불어 절반 정도는 중국, 북한 등의 노력도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미세먼지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도 바뀌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러 이유들로 인해 당장 미세먼지로부터 해방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우리는 고통의 대상이지만 원인이기도 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기업을 운영하는 등 여러 활동을 하지만 이런 활동들로 의해 미세먼지가 배출되기도 합니다. 이윤과 고통을 따로 떼어놓고 사고하는 것은 무의미하며, 이윤을 줄일 수 없다면 고통을 인내하면서 해결을 모색해가야 합니다.”

 

 

 

 

 

 

저작권자 © 시사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