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자치분권시대…균형발전의 길을 찾다 ⓹국가사무의 지방이양
[기획] 자치분권시대…균형발전의 길을 찾다 ⓹국가사무의 지방이양
  • 김종면 기자
  • 승인 2019.04.25 2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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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이양일괄법, 중앙정부 19개 부처 소관 571개 사무 지방이양

영역 넓어진 지방정부, 정보공개 의무화 등 책임성 강화 필요

 

 

자치분권위원회는 16일 대전광역시청에서 중앙권한의 지방이양 관련 현장간담회’를 개최,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이양사무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 자치분권위원회 제공
자치분권위원회는 16일 대전광역시청에서 중앙권한의 지방이양 관련 현장간담회’를 개최,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이양사무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 자치분권위원회 제공

 

[시사경제신문 김종면 기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역할과 책임을 명확하게 분담하고 그에 따라 사무를 합리적으로 재배분하는 것. 이는 자치분권의 기본이요 상식이다. 그러나 이것을 실천에 옮기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국가사무의 지방이양은 지방자치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 국민의 정부 이후 지속적으로 추진돼 왔지만 지방사무에 비해 국가사무의 비율은 여전히 높다.

중앙정부는 겉으로는 지방분권을 강조하지만 소소한 분야까지 틀어쥔 채 적극적으로 권한을 내려놓으려 하지 않는다. 2017년 지방자치발전위원회가 펴낸 지방자치백서에 따르면 중앙정부의 국가사무와 지방정부의 지방사무 비율은 67.7% 32.3%이다. 이래서야 어떻게 지방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온전히 살려나갈 수 있겠는가.

지난해 10월 국무회의를 통과해 국회에 계류 중인 지방이양일괄법제정안은 그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최종 정부안으로 발의된 이 법률안에 담긴 지방이양 대상 국가사무는 19개 중앙부처 소관 66개 법률의 571개 사무다. 부처별 현황을 보면 해양수산부가 135개로 가장 많고, 이어 국토교통부(120), 환경부(72) 순으로 이들 3개 부처 사무가 전체의 57.3%를 차지한다.

지방이양일괄법은 기존의 개별입법에 의한 이양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꿔 지방권한을 일거에 확대하는 상징적인 법안이다. 중앙정부에서 관장하던 행정사무는 물론 인력, 예산, 장비 및 재산 등이 지방자치단체로 일괄 이양된다. 이러한 일괄입법 방식을 통한 법률개정은 제15대 국회(19971998)에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의 적용이 제외되는 부당한 공동행위 등의 정비에 관한 법률안등이 제출된 이후 사례가 없다. 2004년 당시 행정자치부와 지방이양추진위원회에서도 지방이양일괄법 제정을 추진했지만 소관 상임위원회 지정 문제 등으로 발목이 잡혀 좌절됐다. 지방이양일괄법안이 20대 국회에서 발의되고 논의가 이뤄진 것만으로도 상징적 의미가 작지 않다.

지방이양일괄법 제정은 자치분권을 향한 문재인 정부의 실질적인 첫 조치다. 앞으로 제2, 3의 지방이양일괄법이 탄생할 수밖에 없는 만큼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한다.

자치분권은 정부의 의지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국회의 입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결실을 맺을 수 없다. 지방이양일괄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지만 국회운영위원회와 관련 위원회의 심사 과정에서 내용적으로, 또 절차적으로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회 상임위 회의록을 보면 중앙부처에서도 지방이양에 동의한 사항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논의 없이 상임위의 심의 권한만 강조해 불수용 의견이 나온 사례도 있다.

일각에서는 지방이양일괄법처럼 여러 부처가 관련된 쟁점 사항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서는 일괄입법방식을 국회법상 정식 절차로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별 입법절차를 제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방이양일괄법안에 대한 심의 권한을 부여하는 지방분권특별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자치분권은 시대정신이다. 개별법 중심의 이양방식에서 일괄이양 방식으로 전환한 것은 무엇보다 신속하고 효과적인 국가사무의 지방이양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지금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지방자치·지역 균형발전 관련 법안이 한 둘이 아니다. 국회는 입법에 속도를 내야 한다.

국가사무의 지방이양은 지속적인 발굴 노력이 필요하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법률적 보완도 이뤄져야 할 것이다. 분명한 것은 정치적 이해 관계를 떠나 지역주민과 지방정부가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기능과 권한을 이양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지방이양 사무가 가장 많은 해수부의 경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방이양일괄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전국 35개 항만의 관리 업무가 해수부에서 시·도로 이양될 전망이다. 100이상 물류단지 지정·고시 권한도 시·도지사에게 넘어간다. 그러나 지자체의 입장에서는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한다. ‘해양수도를 자임하는 부산시는 이달 초 해양 자치권 확보 추진위원회를 구성, 중앙정부가 독점하고 있는 해양 개발·관리권의 이양을 촉구하고 나섰다. 세계 5위 컨테이너 항만인 부산항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부산항만공사(BPA)를 지방공사로 바꾸고 부산시에 항만 자치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한 지역이기주의의 발로가 아니라 해양·수산 산업도시로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면 새겨들어야 한다.

최근 기업의 미세먼지 배출조작 사건과 관련, 측정 대행업체와 배출 사업장에 대한 관리업무가 지방자치단체로 넘어간 2002년 이후 불법행위가 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지방정부의 역량에 의문을 표하는 이들도 있다.

나무와 함께 숲을 봐야 한다. 중앙권한의 포괄적 지방이양은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자치분권 종합계획의 핵심 과제다. 국가와 지방 사무배분의 원칙과 기준을 더욱 분명히 해 지방이양 사무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사무가 확대된 지방정부에 대해서는 정보공개 의무를 부과해 권한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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