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가계 보유 현금 급속도로 감소... 한은 발표

[시사경제신문=김우림 기자] 가게에서 물건 살 때, 차를 탈 때, 식당에서 밥 먹고 나올 때 현찰 내는 사람은 이제 ‘희귀종’인 시대다. 돈 내는 건 이제 카드로 긁거나 아니면 휴대폰으로 탭하면 된다. 현금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전자금융시대가 무르익어가면서 우리나라가 ‘현금 없는 사회’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2018년 경제주체별 현금사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 ‘거래용 현금’(지폐) 보유액은 가구당 평균 7만8000원으로 3년 전인 2015년 11만6000원보다 3만8000원(33%) 감소했다. 3분의 2 수준이 된 것이다.

지난해 기준 현금이 가계 지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2.1%로 신용·체크카드(52.0%)에 뒤떨어졌다.(자료=한국은행)

 

한은은 2015년부터 3년 단위로 가계와 기업 대상 현금 사용 행태를 조사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0월 22일부터 12월 5일까지 가구주 1100명을 방문 면접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이번 조사결과 연령대별로 보유액을 보면 20대 보유액이 5만4000원으로 가장 적었다. 역시 디지털시대 연령대임을 보여줬다. 이들 세대는 지갑에 돈을 안 넣고 다닌다는 것이다. 다음은 30대(6만7000원), 60대 이상(6만7000원), 40대(9만1000원), 50대(10만5000원) 순이었다.

결혼식이나 장례식 등 경·조사 비중이 높은 40·50대에서 현금 보유 성향이 두드러졌다.

현금이 가계 지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2.1%로 신용·체크카드(52.0%)에 뒤떨어졌다. 현금(38.8%)과 신용·체크카드(37.4%)가 엇비슷했던 3년 전과 비교할 때 상황이 역전됐다.

용도별로 따져보면 현금지출액 기준 상품 및 서비스 구입이 61.8%를 차지해 대종을 이뤘다. 현금으로 상품 및 서비스를 구매하는 장소별 비중은 전통시장(40.2%), 슈퍼마켓(24.4%), 편의점(10.3%) 순이었다. 사적 이전지출·경조금 등 개인 간 거래가 37.6%를 기록했다.

비상시를 대비해 집이나 사무실 등에 보유한 ‘예비용 현금’(거래용이 아님)은 조사대상 가계 23.3%가 보유한다고 응답했다. 가계당 평균 규모는 54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예비용 현금도 3년 전(69만3000원)에서 크게 감소했다.

‘현금 없는 사회’로 이행 시 예상되는 문제점으로는 ‘노인 등 일부 계층의 거래 불편’(36.4%)과 ‘비상시 경제활동에 어려움’(23.5%)이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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