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 빠진 독에 불 붓기' 우려에도 공격적인 마케팅 이어갈 듯
매출액 2017년 대비 65% 상승, 적자도 62% 늘어 1조원 넘겨

인천 도화동에 위치한 쿠팡 플렉스 G물류센터는 13,985㎡(4,230평) 규모다. 쿠팡은 이같은 물류센터를 전국 24개로 늘렸다. 민정수 기자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다.” 쿠팡 위기론은 몇 년째 현재 진행형이다. 쿠팡이 실적을 발표할 때마다 전문가들은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우려에도 쿠팡은 계획적 적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갔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약 65% 오른 4조4227억원이라는 매출을 기록했다. 국내 e커머스 업체 사상 최대 매출 규모이며, 경쟁 업체인 위메프(4294억원)·티몬(4972억원)의 10배이며 옥션·G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9812억원)보다 4배 이상 많다. 11번가(2280억원)까지 합쳐 경쟁업체 4곳의 매출을 모두 합한 것보다 두배 많다.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손실도 만만치 않다. 영업손실은 71.7% 늘어난 1조970억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손실 역시 1조1130억원으로 확대됐다. 2017년 6735억원보다 4395억원, 65% 증가한 규모다. 앞서 감사보고서를 내놓은 e커머스 업체 중 가장 큰 영업손실을 본 회사는 티몬으로 1254억원이었다. 쿠팡은 이로써 최근 4년간 누적적자는 2조8640억원으로 늘었다.

매출액과 영업손실이 함께 큰 폭으로 늘어난 건 쿠팡이 지난해 전국 12개 지역 물류센터를 24개로 늘리며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한 것과 관련 있다.

쿠팡은 지난해 12개였던 전국 지역의 물류센터를 24개로 늘렸다. 총 37만평, 축구장 167개 크기의 물류 인프라는 자정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배송되는 익일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의 핵심 시설이다. 지난해 쿠팡은 2만4000명을 직간접 고용했고, 인건비로 9866억원을 지출했다.

쿠팡 로켓배송이 시작된 2014년 5만8000종에 불과했던 로켓배송 상품 품목 수는 지난해 500만종으로 늘어났다. 일반 대형마트 상품이 약 5만 종이다. 지난해 10월 시작한 '로켓 프레시'는 자정까지 주문한 신선식품을 오전 7시 이전 배송해 주는 서비스다. 런칭 12주 만에 전국 대부분 지역으로 확대했다. 이와 함께 '와우 배송'을 통해 200만 종 이상 상품을 새벽 배송과 당일 배송으로 전달하고 있다.

쿠팡의 이같은 공격적인 투자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전자 상거래 규모가 11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중국·일본·독일에 이어 5위 수준이다. 점점 커지는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미국의 아마존과 같은 독보적인 존재로 거듭나겠다는 게 쿠팡의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2023년쯤 소매시장 내 이커머스 점유율이 절반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는다. 쿠팡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며 시장 장악에 나서는 이유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고객을 감동시키기 위해 어느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막대한 투자를 진행해 왔다"면서 "이제 쿠팡 고객들은 전국 어디서든 아침 7시까지 신선식품을 배송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쿠팡은 앞으로도 고객이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하게 될 때까지 고객 감동을 위한 기술과 인프라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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