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이젠 청와대 '인사책임' 물어야 한다
문 대통령, 이젠 청와대 '인사책임' 물어야 한다
  • 김종면 기자
  • 승인 2019.04.12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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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면 논설위원
김종면 논설위원

 

말 타면 경마 잡히고 싶다더니 정말 사람의 욕심이란 끝이 없나 보다. 지금 있는 자리에서도 얼마든지 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온갖 수모를 무릅쓰며 더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그러는 것인가, 벌거벗은 욕망의 발로인가. 요즘 장관이 되기 위해, 또는 고위 법관이 되기 위해 용을 쓰는 이들을 보면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최근 장관이 된 사람들 중에는 국민 정서상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도덕적 불구자들이 적지 않다. 명백히 실정법을 위반한 사람도 한 둘이 아니다. 누가 장관이 되든 고위 법관이 되는 자신의 삶과는 별 상관 없을 것 같은 이들도 마치 자기 일처럼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게 인사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은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인사만 잘해도 성공한 정부요 성공한 대통령이다. 역대 어느 정부도 인사의 모범을 보여주지 못했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도 인사가 매끄럽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오늘(12) ‘과다주식 보유로 논란을 빚고 있는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됐다. 이 후보자 부부는 35억 원대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주식 거래 횟수가 5000여 건에 이른다. 이 후보자는 주식투자는 전적으로 남편에게 맡겼다며 자신과는 무관한 일인 양 말한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도 물론 부인한다. 이 후보자의 남편은 주식으로 오히려 5억원 가량 손해를 본 물린 개미에 불과하다고 강변한다.

주식투자 자체가 나쁜 게 아니고, 설령 불법으로 형성한 재산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이 후보자는 최고위급 법관이 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이 후보자가 변호사인 남편 말대로 주식을 어떻게 거래하는지도 모르고 스마트폰에 있는 앱도 제대로 사용할 줄 모르는 사람인지 모르지만 그것은 본질이 아니다. 구차한 변명은 국민의 부아만 돋울 뿐이다.

이 후보자는 문제의 이테크건설 주식을 부부 합산 13억 원어치나 사놓은 상황에서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로서 회피 신청을 하지 않고 그 회사 재판을 맡았다. 이것이 온당한 일인가. 법관윤리강령은 공정성을 의심하게 할 경제적 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내부 정보가 아니라 오로지 기업의 가치만을 보고 투자했다 해도 투자 시기와 규모의 적절성에 대한 의문은 지울 수 없다.

이 후보자는 12일 자기 명의 주식 67000여만 원어치를 모두 팔아치웠다. 남편의 주식도 곧 처분하겠다고 한다. 그런다고 그 의심스러운돈의 성격이 바뀌는 것이 아니다. 불우이웃을 위해 쓰이는 것도 아니다. 이 후보자는 '부업판사', '주식법관'이라는 소리까지 들으며 왜 그렇게 헌법재판관이 되려하는가. 그가 관심을 가져 왔다는 소수자 보호, 여성인권 신장 문제는 그 말고도 전문가들이 차고 넘친다.  제대로 된 부부 법조인이라면  주식으로 재산을 불리는 데 몰두할  시간에  사회정의를 한 번이라도 더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닌가.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

천산지산할 것 없다. 공직의 엄중함을 조금이라도 안다면 이 후보자는 당장 물러나야 한다. 더 상징적인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하는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대통령이 확고한 도덕적 리더십을 보여줄 때다.

이쯤 되면 인사참사에 대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 청와대 인사 검증시스템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청와대에서 인사추천·검증 업무를 맡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 담당자로서  끝내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것인가, 아니면 임명권자가 책임지는 것을 만류하는 것인가. 국민은 그것이 궁금하다.

더 이상 국민에게 인사 피로감을 안겨줘선 안 된다국민 눈높이와 동떨어진 이들이 권력의 자리에 오르는 것은 개인에겐 영광일지 모르지만 국가로선 수치다. 인사에 관한 한 지금 문재인 정부는 기회가  균등하지도, 과정이  공정하지도, 결과가 정의롭지도 않다. 인사 난조로 인한 정치 냉소, 정치 허무주의가 심각한 지경이다. 민심이 떠나고 있다. 

국가경영에서도 기업경영에서도 책임지지 않는 문화보다 더 위험한 것은 없다. 민주정치는 책임정치다. 도대체 왜 인사 책임을 묻지 않는 것인가. 많은 이들이 잘못이라고 하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공직 후보자와 마찬가지로 청와대 '인사라인'에도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 권력이 오만의 늪에 빠지면 개혁은 안중에도 없기 마련이다.  독선을 버리고 좀 더 겸손한 자세로 스스로를 돌아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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