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가 도박자금으로 빌린 돈, 갚지 않아도 된다?
슈가 도박자금으로 빌린 돈, 갚지 않아도 된다?
  • 임다영 변호사
  • 승인 2019.03.09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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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다영 변호사(법무법인 이헌).
임다영 변호사(법무법인 이헌).

최근 90년대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1세대 아이돌 S.E.S의 멤버 슈가 국외 상습 도박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고, 항소하지 않아 판결이 확정됐다.

그녀는 2018년 6월 서울의 한 호텔 카지노에서 2명에게 각각 3억 5천만 원과 2억 5천만 원을 빌렸으나, 돈을 갚지 않아 채권자들로부터 사기 혐의로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 위 고소 사건은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는데, 그렇다면 그녀에게 도박 자금을 빌려준 채권자들은 민사 소송을 통해 돈을 변제 받을 수 있을까?

민법 제103조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는 무효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민법 제746조는 “불법의 원인으로 인해 재산을 급여하거나 노무를 제공한 때에는 그 이익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도박자금에 제공할 목적으로 이뤄진 대차계약의 효력에 관해 대법원은 “도박자금에 제공할 목적으로 금전의 대차를 한 때에는 그 대차계약은 민법 제103조의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로 무효이다.”라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1973. 5. 22 선고 72다2249 판결). 따라서 위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슈가 도박자금에 쓸 사정을 알면서 돈을 빌려준 채권자들의 대여행위는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로 무효이고, 슈는 도박 자금을 변제할 필요가 없다.

다만 슈가 일본 영주권자여서 국내 도박의 점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므로, 서울의 호텔 카지노에서 쓸 목적으로 빌린 도박자금은 갚아야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국내 도박의 점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도박자금의 대여행위는 도박죄의 보호법익을 침해하는 행위로써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행위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최근 법원도 강원랜드에서 이뤄지는 도박은 불법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강원랜드에서 사용할 도박 자금으로 대여한 돈은 불법원인급여로써 변제하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바 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3. 28 선고 2013가소398979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