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어붙이기’식 뉴타운 정책과 차별화
재원 마련이 관건…‘주민동행’ 노력 필요

정부는 올해 전국 100곳의 도시재생 뉴딜사업 지역을 선정한다. 올해 도시재생 뉴딜사업 후보지로 신청할 수 있는 서울 자치구는 지난해 12곳에서 15곳으로 늘었다. 사진은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단지. (사진=김종면 기자)

 

 

[시사경제신문=김종면 기자]  도시는 인간을 닮았다. 태어나서 늙고 병들고 죽는 이치가 생명체와 같다. 도시의 생로병사라고 할까. 적잖은 도시들이 낙후돼 과거의 도심 기능을 잃고 변화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줘야 한다. 도시재생이 화두로 떠오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정부는 총 50조원 규모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추진하는 등 변화의 흐름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갈 길이 멀다. 바람직한 도시재생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도시재생의 현황과 과제, 나아갈 방향을 짚어본다.

 

도시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이다. 쇠락해 더 이상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도시가 있다면 재정비해 도시로서의 가치를 되찾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도시재생사업의 취지이자 목적이다. 문재인 정부는 도시재생사업, 더 정확히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핵심 국정과제로 삼고 구체적인 로드맵도 만들었다. 도시 재생의 정책 구현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정부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위해 201768곳을 시범지역으로 선정한데 이어 201899곳을 정식 사업지로 정했다. 올해는 전국 100곳의 도시재생 뉴딜사업 지역을 선정한다. 3월중 30곳을 우선 선정해 사업을 조기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도시재생 뉴딜사업 지역을 3월부터 추진하는 내용의 ‘2019년 도시재생 뉴딜사업 선정계획을 도시재생특별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했다.

정부는 2022년까지 모두 500곳을 선정해 5년간 50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연간 10조 원의 예산 가운데 2조 원은 정부 재정으로, 3조원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공기업 사업비로, 나머지 5조원은 주택도시기금으로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비와 지방비 등 공공재원으로 충당되는 만큼 사업의 안정성은 일정 부분 담보할 수 있다.

그러나 예산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와 얼마나 원활히 조율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부채의 늪에서 허덕이는 공기업이 출혈을 무릅쓰고 국가사업에 예산을 보태야 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주택도시기금은 주택청약 통장 가입자 등으로부터 받은 돈인 만큼 국민정서 문제도 고려해야 할 민감한 재원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국회의 지속적인 소통의 채널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해 3도시재생 뉴딜 로드맵을 발표했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대상 지역의 상황과 여건, 사업 규모 등에 따라 우리 동네 살리기(소규모 주거) 주거지지원형(주거) 일반근린형(준주거) 중심시가지형(상업) 경제기반형(산업) 5개 유형으로 나뉜다. 이러한 사업을 통해 노후 주거지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구도심을 혁신거점으로 조성하며 도시재생 경제생태계를 조성하고 풀뿌리 도시재생의 거버넌스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과연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소기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낼 수 있을까. 도시 재생의 길 앞에는 걸림돌이 널려 있다. 도시 재생에 관한 한 피할 수 없는 것이 개발에 따른 주민 간 이해 상충의 문제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기존의 철거·정비 방식과 달리 도시의 기존 틀을 유지하면서 주거 환경을 개선하고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밀어붙이기식 뉴타운 정책과는 결이 다르다. 하지만 원주민을 위한 정책이 오히려 원주민을 내쫓는 둥지 내몰림현상에 대한 선제적 대응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정부는 대통령 임기인 ‘5을 사업 완수 기간으로 잡았지만 가시적 성과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정권 차원의 성과조급증은 일을 그르치게 만든다.

도시 경쟁력이 날로 중요성을 더해가는 뉴 시티노믹스시대다. 도시재생의 길은 멀지만 반드시 가야할 길이다. 그렇기에 더욱 함께 가는 동행의 정신이 요구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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