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구, 위기의 50代 독거남 자활 프로젝트

 

지난해 3월 김수영 구청장이 서울시에서 기자설명회를 갖고 ‘나비남 프로젝트’에 관한 자세한 설명을 하고 있다.

 양천구가 중·장년 독거남을 세상 밖으로 인도하는 ‘나비남 프로젝트’로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구는 지난해 3월 서울시 기자설명회를 통해  『나비남 프로젝트』 사업을 공개했다. 이 프로젝트는 ‘나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의미로 사업실패, 실직, 이혼, 가정파탄 등을 겪으며 고독사 위기로 내몰린 우리 주변의 50대 남성을 돕는 자활 프로그램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고독사는 50대 독거남에게 두드러지게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복지정책은 어르신, 수급자,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한정돼 있다. 이에 구는 지난해 2월 전국 최초로 50대 독거남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대상가구 6,941가구 중 404가구를 발굴, 위험도별로 구분했다. 이를 계기로 양천 나비남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이후 구는 민·관, 기업, 지역 등과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하며 이들이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도왔다. 무엇보다 이 프로젝트는 1회성 지원인 아닌 나비남들의 아픔과 고민을 함께 공유했다. 단순한 방문, 물품지원이 아닌 삶의 동기를 부여해 그들이 공동체로 복귀할 수 있는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이렇듯 지난 1년동안 위기의 50대 중년 남성들이 세상의 문을 다시 두드릴 수 있도록 이끌어준 ‘나비남 프로젝트’의 성과를 조명해본다.

양천구는 나비남들을 지원할 체계적‧안정적 거점 공간인 ‘50스타트 센터’를 개소했다.

 

◆‘50스타트 센터’ 개소... 본격적인 자활 프로그램 시작

양천구는 지난해 6월 28일 오후 2시 양천문화회관 해바라기 홀에서 ‘위기의 50代 독거남’ 고독사 예방 및 지원을 위한 ‘나비남 멘토단’ 발대식을 갖고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나섰다. 95명의 멘토들은 나비남들과 결연을 맺고 삶의 경험, 지혜 등을 나누며 친구로, 이웃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했다.

구는 나비남들을 지원할 체계적ㆍ안정적 거점 공간인 ‘50스타트 센터’를 개소했다. 한빛종합사회복지관 2층에 둥지를 튼 이곳에는 전담 직원이 상주, 이들의 ‘복지ㆍ보건ㆍ고용ㆍ금융’ 문제를 비롯해 크고 작은 생활 민원까지 상담했다.

나비남들은 이곳을 찾아와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털어 놓고, 지원을 요청했다. 구는 민ㆍ관의 가용 가능한 자원을 연계해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섰다.

특히 구는 이들을 위한 개인별 맞춤형 복지 서비스 제공에 주력했다. 요일별로 전문 상담사가 이곳을 방문해 다양한 상담을 실시했다. 구는 이러한 상담내용을 바탕으로 민원처리에 세심한 배려를 기울였다.

▲복지분야는 통합사례관리사가 생계, 의료, 주거환경 개선 등 복지전반에 관해 종합 상담 후, 연계 서비스를 실시했다. ▲고용분야는 자립지원 직업 상담사가 기초생활 수급자와 법정차상위계층의 취업대상자를 발굴, 관리했다. 직업상담사는 1:1 심층상담을 통해 나비남들의 취업을 알선했고, 저소득층의 창업자금융자금 상담도 실시했다.

▲법률분야는 법률홈닥터가 ‘채권·채무·근로관계·임금, 손해배상, 전·월세 계약분쟁’ 등 생활에 필요한 법률 상담을 진행했다. ▲보건분야는 정신보건상담센터에서 나비남들의 정신건강을 위한 검진과 상담지원을 실시했다. ▲금융분야는 금융복지상담센터 전문상담사가 개인파산, 면책, 회생과 관련된 문제를 상담하고 금융교육도 진행했다.
 

◆인간적인 소통·공유... 나비남들의 마음을 움직이다

무엇보다 이 프로젝트는 나비남들에게 인간적으로 다가갔다. 멘토들은 ‘나비남 공감여행’을 통해 이들과 친밀감을 높였고, 단체활동 참여를 유도해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구는 목동보건지소에서 신체적 정신적 건강관리 및 사회적 회복을 위한 ‘나비남 치유 YOLO 프로그램’을 꾸준히 진행했다.

대부분의 나비남들은 본인 스스로 신체적, 정신적 관리가 힘든 상태였다. 또 사회적,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았다. 구는 이와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적극 지원했다. ▲개인별 건강상태 조사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예방관리 ▲운동영양프로그램 진행 ▲치매예방교육 ▲웃음 레크리에이션 활동 등 다양한 부분을 살폈다. 더불어 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자립지원 프로그램 ‘별별청춘’을 운영했다. 이 프로그램에 동참한 청년소셜벤처 등 6개 사회적경제 기업들은 이들의 자립을 위한 강의를 펼쳤다.

특히 구는 ‘나비남 영화제’를 개최했다. 이 영화제는 나비남들의 사회적 고립 등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연극과 영화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경제기업 ‘명랑캠페인’이 참여해 나비남들에게 영화제작 기회를 제공했다. 나비남들이 직접 멘토들과 함께 테마를 정하고 시나리오, 영상 촬영 및 편집까지 완성 했다.

이렇게 완성된 영화 2편은 나비남 영화제에서 상영됐다. 이를 통해 나비남들은 정서적 안정을 찾았고,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 ‘나비남’ 취업면접... 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나서 일자리 연계

지난해 12월, 신월6동 주민센터에서 나비남들의 취업면접이 열렸다. 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그동안 나비남들의 적극적인 활동을 지켜보고 일자리를 연계, 스스로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연계된 취업처는 ㈜양천환경으로 관내 아파트의 음식쓰레기를 관리하는 일로 주 6일 주간 근무에 안정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었다.

한편 나비남들은 민관에서 제공하는 일방적인 도움만 받는데 그치지 않고 지역 사회를 위한 봉사 활동에도 나섰다. 이들은 신월3동 ‘행복홀씨 골목길 입양사업’에 참여했다. 이 사업은 나비남들이 청소 취약지역을 입양해 자율적으로 환경정비 활동을 펼치는 일이었다. 나비남들은 꽃가꾸기, 도로 및 녹지 공간 쓰레기 수거, 환경보전 캠페인 실시 등을 진행하며 자연스럽게 지역구성원으로 어우러졌다.

나비남 프로젝트 멘토단 발대식 후 기념촬영 모습.

 

◆나비남들의 소통과 공감... ‘별별청춘 이야기’에 담아내

구는 이들의 사회·경제적 자립을 목표로 ‘별별청춘, 오춘기 다시날다’ 사업을 추진한 사회적경제기업들의 활동상을 담은 ‘별별청춘 이야기’를 발간했다.

현재 양천구는 ‘나비남 프로젝트’로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1인 가구 고독 문제에 대해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여기에 사회적경제 관련 6개 기업이 동참, 사회적기업비즈니스 모델과 방법론으로 고독과 관련된 문제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2월부터 12월까지 프로그램을 기획·추진했다.

‘별별청춘 이야기’에서는 프로그램을 기획ㆍ진행하면서 독거남들을 다시 세상 밖으로 이끌었던 계기, 진행 과정에서 보여줬던 소통과 공감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책자에 담아냈다.

프로그램의 주요 내용인 ▲나를 표현하는 보드게임(재미누리) ▲나의 삶에 관한 질문에 답하기(허스토리) ▲미래의 나에게 편지쓰기(손편지제작소)등은 독거남들의 정서 안정과 관계맺기 형성에 도움을 줬다. ▲노인 낙상 예방을 위한 안전손잡이 설치(해피에이징)는 일자리체험을 제공했고 ▲나비남 영화제(명랑캠페인)는 자신의 이야기를 영화로 제작해 주민들과 공감하고 자존감 회복의 기회를 만들었다.

이렇게 진행된 모든 프로그램들은 자체 평가와 피드백을 통해 책자로 발간됐으며 앞으로의 개선 사항과 아쉬웠던 부분도 밝혔다.

양천구는 지난 15일 구청 공감기획실에서 ‘나비남프로젝트’의 지난 1년간 성과 돌아보는 평가 및 공유회를 가졌다.

 

◆지난 1년간의 성과와 반성... 집중과 선택을 통해 제도적 방향 모색

양천구는 지난 15일 구청 공감기획실에서 ‘나비남프로젝트’의 지난 1년간 성과 돌아보는 평가 및 공유회를 가졌다. 이번 행사에는 담당 직원과 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위원, 나비남 멘토, 자문위원 등 55명이 참석했으며, 현황 보고 및 실적, 성과 등을 돌아봤다.

나비남 프로젝트는 구 자체평가뿐만 아니라, 외부기관이 평가한 지표에서도 삶 전반에 대한 프로그램 기여도와 프로그램 영역별 높은 만족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수영 구청장은 “지난해 2월 주민등록 일제조사를 진행하면서, 50대 독거남들의 전수조사를 실시했고, 이렇게 발굴된 위기의 50대 독거남들을 돕는 자활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이들의 고독사를 예방하고 공동체 복귀를 돕기 위해 민관, 사회적경제기업들의 다양한 지원이 뒷받침 됐다. 현재 정부와 타 지자체에서 많은 관심을 가지면서 이 프로젝트는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그동안 실시했던 다양한 프로그램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올바른 방향을 제시, 나비남들이 진정한 공동체의 일원으로 사회에 안정적으로 적응하도록 제도적 방법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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