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 봉사 28년째... 마을의 궂은일 도맡아 ‘척척’
마을계획단 일원... 홀몸어르신 및 청소년 위기가정 발굴·지원 앞장

▲ 신월7동에서 몇 십 년째 봉사활동을 통해 지역 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전하는 정택진 통 친회장이 홀몸어르신을 위한 김장하기에 여념이 없다.(사진 가운데)

시사경제신문 원금희 기자 = 지양산 자락에 자리 잡은 신월7동은 공기가 맑고 마을 인심이 후하다. 이곳에서 정택진씨는  28년 넘게 통장으로 봉사하고 있다. 또 통친(신월7동 통장모임)회장으로도 10여 년 세월 동안 맡은바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

무엇보다 연세 높은 어르신들이 많이 거주하는 이 지역의 한빛종합사회복지관에서 도시락 밑반찬 배달 봉사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지역 구석구석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어김없이 그의 존재감이 나타난다.

해맞이 마을이라고 불리는 신월 7동에는 32명의 통장들이 조직을 이뤄 약 140분의 홀몸 어르신들의 안부를 확인하고 생활을 돌보고 있다. 아울러 매년 통장들이 주말텃밭을 일궈 배추를 심고, 그 수확물로 김장을 담가 어르신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그야말로 타 동네와는 차별화된 돌봄 서비스로, 정택진씨를 주축으로 32명의 통장들이 똘똘 뭉쳐 노인 고독사 예방과 우울감 극복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그는 ‘2013년 어느날 동네 어르신 한분이 지하셋방에서 아무도 모르게 죽음을 맞이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가 어르신 돌봄 서비스에 앞장서게 된 동기다.

이를 계기로 정택진씨는 어르신들 사이에서 문제 해결사로 통한다. 어르신들은 어려운 일이 생기면 그에게 찾아오거나, 그를 소개 한다. 어느새 그가 운영하는 사업체는 어르신들과의 소통의 장소로 통하게 됐다.

이 외에도 그는 마을계획단 일원으로 어르신들이 많은 지역 특성을 고려해, 관련 사업 아이템 선정부터 모금까지 참여해 ▲어르신 덧신 해 드리기 ▲창문에 뽁뽁이 붙이기 ▲어르신 김장 봉사 등 지역주민들과 함께 백방으로 뛰고 있다.

정택진 통친회장은 “요즘 우리는 이웃과의 소통 부재로 인해 발생하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점에 노출돼 있다. 하지만 너와 나, 우리 모두가 조금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세상은 지금보다 한층 더 밝아질 것”이라고 말한다.

덧붙여 “마을계획단 활동을 하면서 우리 주변에는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가정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독거어르신 뿐만 아니라 청소년, 위기가정 등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곳이 매우 많았다. 반면 복지 정책은 한계가 있어, 이런 틈새 가정을 우리 주민들과 힘을 합쳐 메워 주는 역할이 마을공동체의 진정한 의미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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