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안녕 기리는 전통 제례 행사

주민화합과 무사안녕을 위한 전통제례가 서울에서 개최됐다. 전통제례가 열린 곳은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가리봉동.

가리봉동에는 서울시 보호수로 지정된 약 500년 수령의 측백나무(높이 15m, 흉고둘레 2.5m)가 위치해 있다. 이 나무와 관련된 전설로 나무속에 큰 뱀이 살고 있었으며, 나무를 훼손하면 재앙이 몰려온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한국전쟁 발발 전까지 주민들이 측백나무에 제를 올리면 근심이 줄어들고 좋은 일이 많이 생긴다고 믿어 정월대보름 및 가을 추수기에 고사를 지내왔다고 한다.

중단된 측백나무제가 부활한 것은 지난 2002년. 500년이 넘는 긴 세월을 한 결 같이 주민들과 고락을 함께해온 신령스런 명목을 기리기 위해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제를 올리기 시작했다.

올해 측백나무제는 가리봉동 측백나무제추진위원회(위원장 이원희) 주관으로 지난 11월 12일 열렸다. 전통적인 제례방식에 따라 제례복을 착용하고 강신(향을 피우고 잔을 올려 신을 내려오게 하는 일), 독축(축문 낭독), 참신(재배)의 순으로 진행됐다.

가리봉동은 전통제례가 진행되는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인근 영일초등학교에 모인 주민들에게 실시간으로 생중계 했다. 측백나무가 위치한 장소가 협소해 많은 주민이 전통제례를 지켜볼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제례행사가 끝난 후 영일초등학교에서는 ‘주민화합 한마당’이 펼쳐졌다. 행사관계자 및 주민 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다과회 및 민요교실과 풍악놀이교실의 공연이 열렸다.

▲ 가리봉동 주민들이 500년 수령 측백나무에 주민안녕을 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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