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나눔, 실버사업에 나서기까지…



▲ 엠씨에스인터내셔널 경만선 대표

글로벌 컨설팅회사 맥킨지는 46개국 800개 직업, 2000개 업무를 분석한 ‘없어지는 일자리와 생겨나는 일자리’ 보고서에서 자동화로 2030년까지 최대 8억명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한편으로는 실버세대를 위한 건강, 교육 분야를 유망 업종으로 꼽았다.

실제 많은 경제보고서에서는 앞으로 고령인구를 케어하는 일자리가 각광을 받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고, 그만큼 관련 산업도 크게 발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엠씨에스인터내셜널은 이 같은 산업 전망을 그대로 꿰뚫고 있는 것처럼 최근 실버세대를 위한 산업 분야에 진출했다.

바로 성인용 기저귀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기저귀 시장(유아용, 성인용 합산)은 2016년 기준 545억 달러(약 60조원)로 매년 8% 이상 성장하고 있다. 관련 업계의 전망치도 2021년까지 800억 달러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관련 산업의 성장을 이끄는 분야는 유아용이 아닌 성인용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특히 중국과 아시아 지역에서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엠씨에스인터내셔널이 성인용 기저귀 시장에 뛰어든 것은 비단 이 같은 사업 전망 때문만은 아니다. 경만선 대표의 개인사에 얽힌 비화가 따로 있다.

대담 원금희 부국장. 글 이상혁 기자

▲ 경만선 대표가 성인용 기저귀 사업을 시작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수준 높은 성인용 기저귀가 반드시 필요하다”
경만선 대표는 지난해 아버지를 여의였다. 경만선 대표의 아버지는 돌아가시기 한 달 전부터 성인용 기저귀에 의존했다. 당시를 떠올리던 경만선 대표는 아버님이 사용하시던 성인용 기저귀의 품질이 매우 떨어진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정말 좋은 품질의 기저귀를 이용하게 해 드리고 싶어도 마땅한 제품이 없었다는 것이 경만선 대표의 설명이다.

경만선 대표는 “이번에 아버지의 일로 성인용 기저귀 제품에 대해 가족의 입장에서 이용하게 됐는데, 특히 어르신들은 용변을 언제 봤는지, 얼마나 봤는지 양에 대해 제대로 말도 못하신다”며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상태에서 장시간 용변이 찬 기저귀를 착용하고 있으면 물집이 잡히는 등 오히려 건강에 좋지 않은 경험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경만선 대표는 장례를 치른 이후 기저귀를 차야만 하는 어르신을 모시는 가족의 입장에서 우수한 품질의 기저귀를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무엇보다 장애인과 고령층 인구가 많은 강서구에서 생활 터전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마침 마곡이 의료시티로 거듭날 예정이기 때문에 지역사회에 동참하겠다는 생각으로 좋은 품질의 기저귀를 공급해 주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것이 바로 성인용 기저귀 사업이다.

특히 가족이어야만 알 수 있는 세세한 부분들도 원인이 됐다. 예를 들어 병원이나 요양원에 어르신을 맡겨두고 있는 가족들은 기저귀를 직접 구매해 이용하도록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결국에는 병원과 요양원에서 선택한 저가의 중국산 성인용 기저귀를 이용하게 되지만, 용변 후 제 시간에 갈아주지 않아 물집이 생기는 경우가 흔하다. 성인의 경우 일일 8개의 기저귀를 사용하는 것이 평균적이기 때문에 직원들이 이를 제대로 관리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는 우수한 제품의 기저귀가 필요한 이유다.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호주 수출, 러시아와 폴란드도 두드리다
성인용 기저귀의 시장성은 글로벌하다.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엠씨에스인터내셔널은 우선 호주에 제품을 수출하기 시작했다. 호주 뿐 아니라 폴란드, 러시아, 그리스에도 수출 논의가 진행 중이다. 특히 폴란드는 엠씨에스인터내셜널에서 공을 들이고 있는 시장이기도 하다.

폴란드의 경우 성인용 기저귀를 정부에서 지급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경제적으로 잘 사는 나라 중 하나로 평가받지는 않지만, 고령인구에 대한 복지를 강화한 나라이고 사회적 인식 또한 선진적이기 때문에 성인용 기저귀 제품 수출에 긍정적인 시장이다. 또 현지 제품과 현지 유통업자 간 갈등이 수출 성사 가능성을 높이는 원인이기도 하다. 유통업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면 충분한 승산이 있다는 것이 경만선 대표의 생각이다.

▲ 강서상공회의 도움으로 외국 바이어들과 수출 계약을 논의한 후 기념사진을 촬영한 경만선 대표.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엠씨에스인터내셔널은 생산 단가의 부담에도 불구하고 국내 생산을 고집하고 있으며, 일본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일부 원자재는 독일로부터 독점 수입하며 실용성을 추구하는 개발력에 집중하고 있다. 용변이 담긴 기저귀라도 종량제 봉투에 쉽게 버릴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친환경성을 고려한 제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궁극적인 목표가 수익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기저귀라는 것이 부끄럽고 창피한 물품이 아니라 고령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는 인식이 당연시 되는 풍토를 바라고 있다. 이 때문에 엠씨에스인터내셔널의 장기적인 플랜에는 편의점 진출도 포함되어 있다. 또 요실금 등 기저귀를 착용해야 하는 상황들이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에게 인식될 수 있도록 SNS 홍보도 강화할 계획이다.

■ “수출 이득을 지역사회에 환원할 계획”
경만선 대표는 성인용 기저귀 제품이 가족사와 함께 강서구라는 생활터전에도 적합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대부분의 성인용 기저귀 제품은 고령인구에 초점이 맞추어져 개발됐지만, 기저귀가 필요한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장애인들을 위한 제품은 없다는 것이다. 결국 이 같은 제품을 필요로 하는 인구는 몸에 맞지도 않는 성인용 기저귀를 이용해야만 한다.

특히 경만선 대표는 평소 삶의 터전이라 할 수 있는 강서구의 지역사회 활동에 관심이 많다. 장애인 관련 시설과 거주자들이 많은 강서구를 위해 초중등용, 장애인용 기저귀 제품을 개발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이미 제품의 수출 계약들이 강서상공회 등 지역사회의 도움을 통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수익 역시 지역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실 경만선 대표는 지난 10년 동안 강서구 내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전개 중이다. 연대리더스클럽에서는 총회장을 역임하면서 봉사활동을 주도한 바 있고, 위너스라이온스클럽을 통해서는 매월 가양7복지관에서 도시락 봉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강서뿌리라는 단체를 통해서는 두 달에 한 번씩 지역 내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영정사진이라는 표현 대신 장수사진으로 명칭을 정한 사진촬영 봉사에 나서고 있고, (사)좋은세상복지연합회 강서나누리센터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의 후원 회장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사회복지사 자격증까지 취득하며 봉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

▲ 평소 지역사회 봉사와 나눔을 실천해 온 경만선 대표. 사진은 경만선 대표가 후원 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사)좋은세상복지연합회 강서나누리센터 단체 사진.

물류사업만 25년째 이어오고 있는 경만선 대표는 강남에 본사를 두다 공항과 가깝다는 이유로 강서구에 정착해 지역사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지역경제인이다. 이번에 성인용 기저귀 제품 개발에 나선 배경에도 지역사회에서 봉사와 나눔을 실천해 온 경험이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내년 시의원 출마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만선 대표는 “사업적인 특성과 강서구라는 삶의 터전 때문에 누구보다 공항에 대한 이해가 높은데, 지금은 비록 국제선이 인천으로 갔지만 아직도 김포공항은 아시아 일부 국가의 노선이 운영되는 대한민국의 첫 관문임에도 불구하고 인근이 개발되지 못했다”며 “엠씨에스인터내셔널을 통해 추진하고 있는 성인용 기저귀 사업을 목표 궤도에 올리는 동시에 내년 지방선거에서 강서구를 대표하는 시의원으로 출마해 지역사회 발전에 매진해 보고자 한 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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