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증가세 유지, 소비 개선, 투자 둔화 전망
반도체 편중 우려…금리 인상, 위험요인 지적

한국개발연구원(이하 KDI)이 지난 6일 발표한 ‘2017 하반기 KDI 경제전망’에서 우리 경제는 수출 증가세가 유지되고 소비가 개선되지만, 투자가 둔화되면서 2018년에 2.9%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비자물가는 민간소비가 빠르게 개선되겠지만, 유가상승의 일시적 영향이 사라지면서 1%대 중반의 상승률을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고, 취업자 수 증가폭은 2017년 보다 소폭 낮은 수준을, 실업률은 2017년과 유사한 수준을 나타낼 전망이라고 전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생산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성장률이 개선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2017년 3/4분기 성장률은 전분기(2.7%) 보다 상승한 3.8%를 기록했으며, 전기 대비 기준으로도 1.5%(연율 6.3%)까지 반등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수출은 반도체를 비롯한 IT 관련 산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하면서 성장률이 개선을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반도체에 집중된 수출 증가 구조는 최근 진행되고 있는 경기 개선 추세가 글로벌 반도체 경기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성장률 개선을 견인하고 있는 제조업 생산 증가 구조도 사실상 반도체 생산에 편중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내수 지표 중 견실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는 설비투자도 반도체 기업들의 제조장비 확충에 의존하는 정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반도체 부문을 중심으로 제조업에 편중되고 있는 경기 개선은 우리 경제의 고용도 가시적인 개선을 나타내지 못하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우리 경제가 반도체 등 일부 산업에 의존하는 모습은 회복세를 나타내는 세계경제에서 우리 경제의 지속성장 가능성을 낙관하기 어렵게 한다고 전했다.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인한 충격이나 주요국의 정책,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 위험요인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대내적으로는 시장금리 급등, 자산가격 하락 등을 위험요인으로 지적됐다. 시장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는 가운데, 자산가격이 급락할 경우 금융시자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한계 가구의 부채상환능력이 저하되면서 내수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축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한국은행이 단행한 기준금리 인상 등을 부정적으로 해석한 내용이다.

그러나 KDI는 가계소득 확대를 위한 정부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소비심리가 꾸준히 상승하고 민간소비 역시 빠르게 확대되는 경우 예상을 상회하는 경제성장률을 나타낼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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