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폴리텍대학 서울강서캠퍼스 패션디자인과 권실비아교수
몇달전 2017년 전국 대학생 니트 패션쇼 경진대회 공고가 났다.

니트 패션쇼는 의류 관련학과 전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경기도 경제과학 진흥원에서 주관한다. 니트 패션쇼는 5월12일까지 접수였다. 공문을 보는 순간 도전 유무를 고민했다.

디자인부터 제작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만드는 이번 쇼는  50%이상을 니트를 사용하는 조금은 다른 제작법을 요구하는 작업이다. 2학년들은 1년이라는 시간동안 학교에서 배우고 익힌 지식과 기술을 갖췄지만 10월 졸업작품 패션쇼라는 부담이 있고, 1학년은 3월~5월 3개월 정도의 수업만 받고 쇼에 참가하기에는 무리가 따랐다.

게다가 나 스스로 자신이 없었다. 저녁 늦게까지 학생들의 작업을 하나하나 지도해야하는 시간적, 마음적 여유가 없었다.

하지만 먼저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었다. 대표 학생을 통해 이번 쇼에 참가할 학생들을 파악했다. 15명의 학생들이 참가의사를 밝혔다.

순간 나는 교육자로서 큰 반성을 하게 됐다. 도전도 해보기 전에, 지레 짐작으로 '안할꺼라고, 못할꺼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참가 의사를 밝힌 15명의 학생들에게 이번 쇼의 규모와 4년제 대학과의 경쟁, 디자인포토폴리오부터 실물제작심사까지의 절차를 설명했다. 몇몇 학생들은 여름방학기간에도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머뭇거렸다. 반면 대다수 학생들은 '꼭 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 학생들을 중심으로 이번 쇼에 출품할 10벌을 의상을 제작, 참가팀을 꾸렸다.

우리팀은 디자인을 시작, 여러차례 수정한 디자인 포토폴리오에 도식화와 원단까지 붙여 경기도 경제과학진흥원에 출품작을 보냈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1학년이 7명, 2학년이 3명인 우리팀이 좋은 성적을 올리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랐기 때문이다.

뜻밖에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우리팀은 1차심사를 통과했다. 1학년이 대부분인 우리팀이 제작한 의상이 전국대학생들과 경쟁해 당당히 20팀안에 선발된 것이다. 여기에 제작 지원비 150만원도 획득했다.

이제 2차 실물심사가 남았다. 20개팀에서 10개팀을 선발, 패션쇼 무대에 올릴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하며 나는 학생들에게 "꼭 할 수 있다"는 용기를 북돋으며 대회에 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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