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택경기 둔화ㆍ국제유가 하락’ 등 몸집 줄이기 나서

시사경제신문 원금희 기자 = 상위 5개 건설사가 최근 1년간 나란히 인력을 감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사업의 둔화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주요 건설사의 올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시평 상위 5개 건설사 중 삼성물산과 대우건설·포스코건설·GS건설이 지난 1년간 정규직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이 늘어난 현대건설도 계약직 규모를 대폭 감축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3분기 정규직이 6443명이었으나 올 3분기에는 5934명으로 509명 줄었다. 계약직도 1352명에서 1251명으로 감소했다. 정규직과 계약직을 합한 전체 인력도 7795명에서 7185명으로 떨어졌다.

최근 제일모직과의 합병 100일을 맞은 삼성물산은 지난달부터 통합 후 첫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인력규모가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건설부문의 감축이 많아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통합 삼성물산이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바이오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합 삼성물산이 가장 힘을 쏟고 있는 부분은 바이오"라며 "건설 부문의 경우 인력을 줄이는 등 효율성을 높이는 데 힘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정규직이 4487명에서 4655명으로 늘었으나 계약직이 3023명에서 2667명으로 줄어 전체 인력 규모는 7510명에서 7322명으로 감소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지원조직만 소폭 늘었을 뿐 인프라환경·건축·플랜트·전력부문 모두 인력 규모를 감축했다. 특히 인프라환경부문과 건축부문은 130여명에서 150여명이 줄었다.

대우건설과 GS건설은 정규직과 계약직 모두 소폭 감축해 전체 인력이 50여명 가량 줄었다.

상위 5개 건설사 중 인력규모가 늘어난 곳은 포스코건설 뿐이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3분기 4148명이 근무했으나 올 3분기 5374명으로 직원이 1200명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정규직은 3619명에서 3527명으로 감소했고 계약직이 529명에서 1847명으로 크게 늘었다. 늘어난 일자리의 대부분이 계약직인 것이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인력감축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호황이었던 국내 주택사업 부문에서는 공급과잉 경고등이 켜져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이다. 해외 시장 상황도 녹록치 않다.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있어 수주 감소 등 역풍이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내외적으로 건설업의 상황이 녹록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저유가 현상이 지속되는 등 악재가 적지 않아 건설업계 입장에서는 허리띠를 졸라맬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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