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갈등 봉합 하고 "백의종군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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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구의회 박원규(64세)의장이 지난 3월 12일 민주통합당 탈당 의사를 밝혔다. 박 의장은 의장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민주당 당론에 따르지 않는 등 해당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지난 해 9월에 같은 당인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중앙당 윤리위원회에 제소가 되는 등 갈등을 빚어 왔다. 박 의장은 “그동안 각고의 인내심으로 참고 견뎌 왔지만, 정치적 이념을 함께 하는 동지들과 하나가 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당적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히고, “32년 동안 몸담아 온 정든 민주통합당을 장시간의 가슴 아픈 고민 끝에 떠날 결심을 굳혔으며, 민주당 소속 의원으로서의 모든 기득권을 다 내려놓고, 무소속 의원으로 동작구의 발전과 구민의 복리증진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는 의원으로 남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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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장의 임기가 끝난 이후 일반 의원으로 돌아가더라도 의회 내에서 「캐스팅 보트」의 역할을 계속해야 하는 상황이라 최다선인 5선 의원으로서 어느 정당의 당론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입장에서 정도(正道)에 부합하는 길을 찾아 소신껏 의정에 임하겠으며, 탈당 시기는 총선 전이 될 것” 이라고 밝혔다.

박 의장은 지난 2010년 7월 제6대 의회 전반기 의장으로 선출되어 지금까지 2년 가까이 의장직을 수행해 오고 있고 금년 7월 초에 임기가 끝난다.
 
총 17명의 의원으로 구성된 동작구 의회는 의장을 빼면 민주당과 새누리당의 의석이 각각 8명으로 반씩 양분 되면서 팽팽한 힘의 균형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양당간의 의견충돌이나 갈등이 발생될 경우에는 의장이 캐스팅 보트의 역할을 해 왔다. 의회의 구성을 더 깊이 살펴보면 초선 의원이 민주당과 새누리당에 각각 5명씩 동수이고, 재선 의원이 각 2명, 3선 의원이 각 1명씩이며, 여성의원 숫자도 양당에 각 3명씩 동수로 이루어져 정확하게 대칭구도가 되어 있다.

이렇다 보니 어떤 안건이나 사안에서 양당의 주장이 엇갈릴 때에는 쉽게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가 있었고, 결국 표결을 통해 결론을 내야 하는데 양당이 당론에 따라 8대8로 가부 동수인 상황에서 의장의 한 표가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승패의 결과가 달라지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럴 경우 민주당 의원들은 같은 당 소속 의원인 의장이 당연히 민주당의 손을 들어 줄 것으로 기대를 하지만, 박 의장은 자신의 한 표를 쉽사리 민주당 쪽에 행사하지 않고 끝까지 중재를 하면서 합의를 유도하거나, 어떤 경우에는 새누리당의 손을 들어 주는 경우도 있었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의장의 이런 태도 등을 해당행위로 간주하여 지난 해 9월에 박 의장을 민주당 중앙당 윤리위원회에 제소를 하기에 이르렀고, 한 차례 기각이 되자 다시 제소하여 지금은 중앙당의 최종 추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대해 박 의장은, 자신의 한 표를 무조건 민주당 쪽에 주게 된다면 의회의 파행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인데, 어떻게 일방적으로 민주당의 손을 들어 줄 수가 있겠느냐며, 의회 전체를 아울러야 하는 의장의 입장에서는 파행을 막기 위해 중도를 지킬 수 밖에 없었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혀 왔다. 그러나, 같은 당 의원들과의 갈등이 길어지면서 인내심의 한계를 느낀 박 의장이 결국 탈당을 결심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총선을 불과 한 달여 앞둔 시점에서 탈당을 하는 것에 대해 비난의 여론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박 의장은 이미 오랫동안 생각 해 온 일이고 비난이 있다면 감수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 면서도, 다섯 번에 걸쳐 자신을 당선시켜 5선 의원의 영예를 안겨 준 유권자들에게는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으며, 의당 사전에 지지자들에게는 양해를 구했어야 하나 그러지 못한 점에 대해 이해를 구하고, 앞으로 더욱 열심히 구민을 위해 일하는 것만이 은혜에 보답하는 길이 아니겠느냐며 자신의 착잡한 심정을 밝혔다.

박 의장의 탈당문제는 오는 7월에 있을 후반기 2년의 의장단 구성에서 누가 의장직을 맡을 지에 대한 문제로 까지 연결될 수 있어서 앞으로의 향배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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