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우리는 함께 간다” 신뢰 확인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가 사의를 표명한 임종석 사무총장에 대한 '신뢰'를 재확인했다.

임 총장은 9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총장직 사퇴와 4월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최근 공천 결과를 둘러싸고 불거진 당 내 갈등에 책임을 지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한 대표는 "대선까지는 중요한 국면이라서 임 총장의 역할이 필요하다"며 사의를 반려했다. 총선 후보 자리는 내려놓더라도 당의 살림살이는 계속 맡아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그간 당 안팎에서 지도부의 공천이나 인사와 관련한 비판이 제기될 때마다 논란의 중심에는 임 총장이 있었다.

임 총장은 자신의 전 보좌관이 삼화저축은행 측으로부터 1억여원을 받은 사실이 밝혀진 이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2월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1심 판결 이후 자신의 결백을 호소하며 항소했지만, 비리 사건 연루자라는 불명예는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임 총장이 지난달 말 서울 성동을에 단수 후보로 공천되자 당 내 비주류와 공천 탈락자들로부터 비판이 쏟아졌다. 그럼에도 임 총장에 대한 한 대표의 신뢰에는 변함이 없었다.

두 사람은 2010년 6·2 지방선거 때 서울시장 후보와 대변인으로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손발을 맞춰 일을 해왔다. 이전에 열린우리당에서 함께 의원 생활을 하기도 했지만 임 총장이 한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될 정도는 아니었다고 한다.

또한 한 대표가 임 총장에게 심정적인 동질감을 느끼고 있다는 얘기도 당 내에서 나온다.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2년 가까이 고생한 한 대표가 임 총장의 현재 상황에 깊이 공감한다는 설명이다.

한 대표는 검찰 개혁에 대해 언급하면서 "임종석과 정봉주는 반드시 구해내겠다", "전직 총리인 내가 그렇게 힘들었는데 임 총장은 얼마나 힘들겠냐"는 말을 자주 하는 편이였다.

하지만 문재인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이해찬 전 총리 등 혁신과통합 측이 임 총장의 공천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오자 임 총장은 공천을 반납하고 총장직을 내려놨다.

한 대표는 사의를 반려하면서 "임 총장의 사퇴가 안타깝다. 임 총장이 진실하다는 믿음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공천 반납으로 당내 비판 여론이 수그러든 만큼 임 총장이 총장직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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