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법 개정안으로 촉발된 거부권 정국의 직격탄을 맞은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로 새누리당이 29일 하루종일 내홍에 휩싸였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오후 3시 국회에서 별도로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유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 등과 관련한 논의에 돌입했다.
이날 오전 경기도 평택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는 김태호 최고위원은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친박계인 서청원·이정현 최고위원은 이날 현장최고위에 불참했다.
당내 재선 의원 20명은 김용태 의원의 주도로 이날 오전 모임을 가진 뒤 성명서를 발표하고 유 원내대표에게 사퇴 압박을 가하는 친박계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성명서에서 이들은 "의원들의 총의를 묻지 않은 채 최고위원회가 일방적으로 (유 원내대표 거취를) 결정해서는 안된다"며 "원내대표는 당헌에 따라 의원총회를 통해 선출되었고, 최근 당·청 갈등 해소에 대한 약속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재선 의원들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후 당은 의총을 통해 이를 존중하고 당·청 화합에 대해 강력하게 주문했고, 당 지도부는 원내대표의 사과를 비롯해 앞으로의 긴밀한 협의를 약속했다"며 "이런 의총의 결과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이를 무색케 하면서 원내대표 사퇴를 주장해 당내 분란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내 초·재선 쇄신의원 모임인 아침소리 역시 이날 오전 회동을 갖고 유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 등을 논의했다. 아침소리에서는 당청 소통 부재로 촉발된 이번 사태가 유 원내대표의 거취 논란으로까지 번진 상황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아침소리는 모임 직후 성명서를 통해 "새누리당은 먼저 책임 있는 공당으로서 시행령과 관련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입장 변화에 대해 국민께 진솔하게 사과하고 해명해야 한다"며 "당 지도부는 당청소통 강화와 생산적인 당청관계 형성을 위한 방안을 내놓고 대통령과 허심탄회한 대화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당 중진들은 당청관계의 혼란상황을 틈타 발생하고 있는 당내 분란 수습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며 "당청관계 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당내 초선 의원 모임인 '초정회' 역시 이날 오찬 모임을 통해 유 원내대표 거취 논란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른바 '박근혜 키즈'로 불리는 친박 초선 의원이 상당수 포함된 초정회에선 유 원내대표의 사퇴 여부에 대한 의견이 팽팽하게 엇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 계파 등 이해관계에 따라 유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에 대한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어 당분간 새누리당의 극심한 내홍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김태홍 기자
sisa2003@korea.com